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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을 보고 이번처럼 평가를 여러번 뒤집어 보기도 처음이다.

처음 <묵공>이란 제목과 중국 고대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란걸 보곤 무협지 장르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선지 좀 더 두꺼운 두께의 호쾌하고 그림이 그려질듯 묘사가 나오는 재미난 소설을 기대했었다.

이런 내 생각에 대한 답변을 작가는 책의 말미에 언급하고 있다. (p147)

'소설은 반드시 재미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명제는 잘못된 것이리라 ~~~~사실은 그렇게 재미있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책을 받는 순간, 어, 이렇게 얇아? 왠지 속은기분,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 웃었다. 몇장을 넘기는 순간 그 예상도

보기 좋게 날려 버렸다.

낯선, 신나게 책장이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소설은 재미나야한다 란 생각을 잠시 접어야 하는책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는, 어느새 정독할때의 버릇인 줄긋기를 하는 나를 발견한다.

일반적인 재미난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묘하게 끌어당기는 매력을 이 책은 또가지고 있었다.

<묵공>이 뭐지? 책속 내용을 요약해 본다.

<손자병법>이 최상의 공격 병법을 담고 있다면, 묵가의 병법 <묵공>은 긔 최상의 공격조차 무너뜨리는 최선의

방어 병법이다. 전쟁에서 묵가의 강고한 방어를 나타내는 '묵수'을 역으로 이용하여 <묵공>이라고 작가는

명명하였다고한다.

묵자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닳아 없어지더라도 타인에게 봉사하는 데 몸과 마음을 다한 사람으로 '겸애설'을

주창했다.

'중국이 낳은 유일한 사랑의 사도, 정의의 기사였다.' 또, 묵자은 우수한 기술자이기도 했다. 병기를 고안하고

제작하여 실전에서 효과적인 병기로 개량해 나간 묵자 교단은 군사 기술자의 집단이기도 한 그들은 전국시대

최고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묵자는 스스로 침략하지 않는 대국의 침략에 대항하는 약소국의 편에서 보수를

받지 않고 전투에 임하였다.

이 책 <묵공>은 묵자 혁리가 조나라의 침공을 받은 작은 양성으로 파견되면 시작된다.

병사 1만 8,000명의 군사인 조나라군에 비해 양성안의 사람은 약 4,500여명 불과했다.

양성의 성주인 양계로 부터 지휘권과 전권을 위임받은 혁리는 조직을 개편하고, 엄격한 규율과, 상벌제도를

적용하였다. 수성을 위한 기술들을 가르치고, 먼저 앞장서는 혁리는 성주에겐 두려운 존재였고, 성읍 사람들

에겐 칭송의 대상이기도 했다. 전쟁에 있어서는 적을 먼저 알아 대비하고, 상벌은 공평하여 불평이 없었다.

방어술의 비법은 민심통제로 백성들에게 불만을 갖게 한다거나 의혹을 품게하는게 적보다 무섭고, 민심의

화합이야말로 어떤 수성 설비보다 중요한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성은 조나라 군사가 포위한지 일곱 달 만에 함락된다. 어의없게도, 혁리는 조나라의 최후의 공격에서

적이 아닌 성주 아들인 양적의 화살에 맞아 죽음을 맞고, 성남 백성들에 의해 양적도 죽는다.

혁리의 죽음으로 성은 쉽게 함락되었다.

진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한 후 묵자 교단은 역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모든 묵자가 사라지고, 묵자의 이름을

거론하는 사람조차 없어졌다. 전국시대 남다른 능력으로 대단한 기세를 자랑한 그들이 왜 갑자기 소명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았있다. 그러나 약한 자를 돕고 강한 자를 누르며, 자기를 버리고 타인을 위해 진력하며,

죽더라도 신념을 꺾지 않는다는 '임'의 정신은 <수호지>나 <삼국지>안에 계속 살아남아 민중의 사랑을 받았다.

비록 스토리가 방대한 드라마적인 소설은 아니었음에도, 이 소설은 꽤나 마음속에 여러가지 여운을 남긴다.

우리가 살고있는 시 시대는 총, 칼만 안들었다 뿐이지 전쟁과 다름이 없지 않는가.

살면서, 어떤일에는 이 묵자의 가르침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