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받은 삼촌이 사다 주셨던 종합 과자 선물 세트 같은 책..

볼거리가 많아서 눈이 즐거워지고,  길지 않은 글속에 담은 마음을 들여다 보는듯한 긴 여운

직접 손으로 그린 19점의 동서양 예술 명작들을 원작과 나란히 비교해 감상하고 원작과 달리 곰군, 백곰양, 바다코낄

가튼 일러스트들에 절로 미소가 그려진다. 

아트미션을 보고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퍼포먼스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며  오랫만에 점선을 따라 안으로도 접고 밖으로도

접어보게 한다.

작가는 너무나 수월하게 독자를 이끌어 어느새 거울 앞에서 책을 얼굴 앞에 대보고 그림 처럼 입꼬리를 올리고

웃게하고 셀카를 찍게 만든다.  그렇다고 시키는 대로  SNS에 민낯을 인증샷을 올릴 용기는 없다 ㅎㅎ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그때 그때 변화합니다.  단어를 바꾸기도 하고, 어조나 강조되는 부분을 바꾸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절망한 사람에게는, 책안의 희망의 부분이 더 잘 보이도록,  꿈을 찾는 사람에게는, 길에 관한 부분이

더 잘 보이도록 책 스스로가 단어나 문장 배열을 바꾸는 거예요. 

멋지지 않나요? ... 그래서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가슴에 남는 것이 다른 것입니다.

                                                                           - 책의 비밀. 은주 작가의 소설에서 발췌한 내용중에서

 

 

일센티 아트는 나에게는 어떤 부분들이 더 잘 보이도록 변화를 주었을까?

 

13일의 그날 - 13일의 금요일보다 13일의 월요일이 더 두렵다.

월요일 회의 테이블에 앉은 가면을 쓴 직장인들의 모습. 월요병만 그럴까.

매주 금요일 아침에 이뤄지는 우리 직장의 회의 모습같다. 잘못한것도 없이 달변의 상사가 쉼없이 쏟아내는 질책과

잔소리에 표정하나 없이 굳은 얼굴과 하루를 다 보낸 후의 지친 모습처럼 축 늘어 뜨린 모습들과 창의적인 제안이나

반대 의견은 목 입구에서 걸린듯 숨만 꿀꺽 삼키는 모습.

월요일 아침이 행복하고 상사의 잔소리는 절의 고유한 풍경 소리 같고, 일주일째 계속되는 야근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면 사랑에 빠진거라는데 ㅎㅎ 일에 직장에 내 일상과 사랑에 빠져보자.

 

용기의 진화

원시 시대에는 목숨을 걸고 사냥을 해야 용기 있는 사람

한국전쟁 시대에는 빗발치는 총알 속에서도 전진해야 용기 있는 사람.

.....

현대에는 먼저 웃어 줄 수 있어야 용기 있는 사람

 

먼저 웃어주고, 먼저 인사하고, 먼저 미안하다하고, 먼저 감사하다 말하고, 먼저 다가 갈 수 있는 용기있는 나를

위해 응원을.

 

환상은 거리에 비례한다.

북극곰이 귀여운 건 나를 물지 못할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데인 드한(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 출연한 배우)이 멋져 보이는 건 남의 남편이기 때문이다.

별똥별이 낭만적인 건 몇 백 광년 떨어진 속에서 타오리기 때문이다.

적당한 거리는 알맞은 환상을 맛보게 한다.

 

맞어~~인물좋고 경제력도 좋고 사회생활도 잘하는 남편을 둔 여자도 정말 좋겠다구 부러워 하면

같이 살아보라고 하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지.

 

GOOD NEWS KOREA

9시 뉴스 뒤에

도둑이 조용히 담을 넘을 때 보육원 담 아래 조용히 놓이는 라면박스

....

복수심으로 누군가 방화를 저지를 때 다시 빠져나오지 못할 불길로 뛰어들어 아이 둘을 구한 소방관이 있었다.

....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에 올라온 새벽까지 이어진 화재 진압을 마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지쳐보이는

소방관의 모습이 안타깝고 감동적이다.

은주 작가의 말처럼 뉴스 관계자 여려분, 9시 뉴스에 굿 뉴스 섹션을 만들어 주세요.

 

줄넘기 금지

분위기를 풀기 위한 가벼운 농담이 그를 가볍게 여겨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적의 없는 웃음이 그를 우습게 보아도 된다는 신호는 아니다.

권위를 내려놓는 제스처가 둘 사이의 예의까지 내려놓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며,

가까워지고 싶다는 그말이 영역이나 소유를 침범해도 된다는 허락은 아니다.

.....

어쩌면 나도 가벼운 농담을, 적의없는 웃음을, 가까워지고 싶다는 말을, 권위를 내려 놓는 제스처에 지켜야 할

줄을 넘어서고 있지는 않았는지 떠올려 본다.

 

기분시계

인간은 생체 시계외에 또하나의 시계를 갖고 있다. 바로 기분시계이다.

기분 시계도 생체 시계처럼, 사람마다 다른 리듬,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

기분 시계를 기다리는 것은 그러므로 자신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다.

화내지 않고도 타인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

 

빠르게 판단하고, 불같이 화를 내고, 빨리 화를 가라 앉히고 사과도 이해도 빠른 다혈질 기질이 강한 나로

인해 상처 받고서도 속시원히 말하지 못할 누군가가 떠오른다. 그래 다른리듬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기분시게를

기대리는 내가 되어보자.

 

독심술 남자 편-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말하지 않아도 안다"라는 남자일수록 '말해 줘도 모르는' 남자일 확률이 높다.  그는 여자를 모른다.

.....사랑한다면 의무도 따르는 법이다.  서로에게 그 사랑을 느끼게 할 의무 말이다.

 

결혼생활 18년차 말해도 모르는 남자라고 방치해 두고 내 사랑을 느끼게 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건 아닐까?

책이 이래서 좋다. 모르던것도 알고 있던것도 한번씩 돌이켜 반성하고 다시 해볼 마음을 갖게 하는것.

 

뇌의 착각

뇌는 가끔 착각을 합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줄곧 간식을 찾는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도 자꾸 물건을 산다.

.....

외롭진 않은지, 불안한 일은 없는지, 마음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안의 목소리에 귀 귀울여

보세요.

 

기술과 예술의 차이2

기술은 일 초 동안 수백 개의 통조림을 찍어 내고 예술은 한 달 동안 캔버스에 점 하나를 찍는다.

오랜만에 찾아온 잠깐의 여유에도 마음이 불안한 당신

때로는 기술적 삶의 태도가 아닌 예술적 삶의 태도로 인생을 바라보자.

 

내가 한 질문에 답이 있고, 그 답은 이미 내 마음속에 있다는것.

요즘 내 생활을 돌이켜보니 나를 위한 말이다. 이 책이 나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구나.

내가 좋아서, 행복하다면서 쫓는것들이 피곤해 쩔어 일상의 다른것들을 놓치면서도 자꾸만 찾는 것들이

내 안의 불안함의 표현이었구나.

인생은 몇가지 커다란 사건과 수많은 작은 일상으로 이루어져 작은 기쁨들의 합이 한가지 큰 기쁨보다

크고, 충분한 일상을 놓치는 것만큼 큰 낭비는 없다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콕 와 박힌다.

 

아트 미션들을 보면 1cm 시리즈 책들을 모아 그 속에 그림들을 연결하면 무엇인가가 또 보여지나 보다.

조만간 은주 작가님의 다른 1cm들도 보고싶다.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