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끝난 책과의 만남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공모전은 북피니언의 책에 대한 추억과, 에피소드와 사랑을
읽을수 있어 좋았었다. 
이 책을 지은 이상배 작가는 책이 귀한 시골에서 자랐고  초등학교 3학년때 새로운 선생님이 들려주신  
’집 없는 천사’를 듣고 책이 주는 감동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책장 득 꽂힌 선생님 으로 달려가 책을 빌려다 읽고, 동산으로 소몰이를 하러 가서도 읽은 신비하고 재미
있는 책을 우리의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읽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작가의 기억처럼 책이 귀해서 더 소중했던 시절을 지낸 나는 책에 대한 욕심도 많아 내 아이에게는 다양하고
많은 책을 갖춰주면 아이도 행복하게 책을 읽을거라 생각했었다. 

도깨비라면  뿔달리고, 파란색 빛을 내고 방망이 하나를 둘러멘 무서운 존재로도, 아이들 보는 애니에서는
친근하게도 나오는 귀신이다.
하찮은 물건이라도 10년,20년 사람의 손때가 묻고 사람과 오래 살다 보면 사람을 닮아 신통방통한 영물이 되어
몽당비는 몽당비 귀신이되고, 닳고 닳은 멍석은 멍석귀신이 되고,  부지깽이 귀신, 호미귀신, 책상귀신이 된단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구두쇠 영감이 오래전부터 돈을 담은 고리짝을 밤도둑이 둘러메고 달아나다 산속에 
덩거라니 버려져 쓸모없게 된 돈궤인 고리짝도깨비와 몽당비가 귀신이 된 빗자루 도깨비,  너덜너덜 누렇게 해져 
귀신이 된 공책도깨비의 이야기이다. 

구두쇠 영감뿐 아니라 윗마을 아랫마을 건넛마을의 부잣집 돈을 훔쳐 땅부자가 된 도깨들은 도둑질로 돈을 모은게 
들통 까봐 두려워 고향을 떠나 큰 도회지로 이사를 간다. 
달빛 운날 넓은 호수공원에 선 은행나무에  집을 갖게 되어 사람들 틈에 끼어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함께
체조도 하며 재미있고 하루 하루가 즐거웠는데 산책하던 철수와 바둑이가 도깨비 냄새를 맡은것 같아 근심
걱정을 하다 집을 짓기로 한다. 
시골 땅을 다 팔아서 명당을 찾아 기둥도 무너지게 하고 바윗돌도 쌓고 온갖 똥들도 모아다 쌓아서 주인들이
땅을 내놓게 훼방을 놓는다. 
세번째 땅을 산 선비는 도깨비 짓이라 짐작하고 살살 구슬리고 달래서 세번의 문답을 주고 받아 누구든 두번을
먼저 이기면 땅을 차지하기로 한다. 
선비의 ’인불통고금(人不通古今)이면? ’이란 문에 답하기 위해 세종대왕을 찾아간다. 
세종대왕은 책이 빼곡히 곶혀있는 방에 안경을 쓰고 맑고 온화한 얼굴로 책을 읽고 있었다. 
앞으로 글을 배우고 책을 읽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답들을 주신다.
’마우이금거(馬牛而襟据)니라’   대왕이 직접 쓰주시며 책을 몇권 사달라는 부탁을 한다. 
의기양양해 돌아온 세 도깨비에게 선비는 뜻도 모르는 답글은 답이 아니라 그 말이 무슨 뜻을 지녔는지
정확히 알려달라고 재촉한다. 
답들의 뜻을 알려면 책을 찾아 읽어야 되고, 세종대왕이 부탁한 책을사기 위해 문고로 찾아가 북마스터 아가씨
의 도움으로 책을 산 도깨비들은 너무 기쁘고 신기해 한다. 
도깨비들이 책방가는 기쁨과  책사는 기쁨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도깨비들은 책을 읽기로 하고
세종대왕께 찾아가 부탁한 책을 드리며 책방에서 느낀 마음을 털어놓자 책읽는 기쁨도 있음을 알려주며
두툼한 책 한권을 권해준다. 
선비를 찾아온 도깨비들은 내기가 진것을 인정하고 미련없이 떠난다. 
공원호수 은행나무집에서 이사를 가지 않기로 했지만 꼭꼭 감추어 둔 돈을 누구에게 빼앗길까 봐 걱정되고
움켜쥐고 아끼다가 똥 될까 봐 걱정되 돈이 없어도 걱정, 돈이 많아도 걱정이다. 
도깨비들은  굴속에서 꼼짝않고 글을 배운다.  글을 배우는 동안 모든 걱정을 다 잊고 밤낮없이 잠도 안자고
쉬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글을 깨우치게 되어 세종대왕이 선물한 책이 명심보감을 읽게된다. 
"명심보감은 마음을 밝혀주는 책이다.  항상 마음을 밝혀 주는,  보배로운 거울 같은 책이다." 드디어 책읽는
맛을 알게된 고리짝 도깨비 ’인불통고금이면 마우이금거니라’ 의 뜻을 알게된다. 

명심보감 ’근학편’에 나오는 말로 사람이 고금의 일을 알지 못하면,  마소에 옷을 입히는 것과 같다.
옛 선인들의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는 참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 
옛 고전을 많이 읽어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오늘과 내일을 사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오랫만에 책을 놓고 나들이를 한 세 도깨비는 선비가 무슨 집을 짓는지 궁금했는데  책을 보는 도서관을
돈이 없어 못짓고 있다는걸 알게되고 휘영청 달 밝은 밤 커다른 돈 자루를 메고 선비의 명당 자리에
던져 놓고 돌아온다.  마침내 도서관이 지어지고 맨 위 통나무 다락방이 만들어진다. 
도서관 이름은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 거기에는 진짜 책 읽는 도깨비 셋이 있어서 ’캴캴캴캴캴`’하고 
웃고 있단다.

내 아이들이  엄마가 억지로 읽게해서 숙제처럼 읽는책이 아니라 세 도깨비 처럼 ’책방에 가는  기쁨,
책 사는 기쁨 그리고 책 읽은 기쁨’을 알아갔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