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좋다, 잘된다란 말을 들은게 언제인지,  최근 몇년사이 회색빛 전망만 내놓는 경제수치가 굳이 아니더라도

체감온도는 자꾸만 내려간다.

그래서일까?  서점가에서도 따뜻한 위로를 담은 에세이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단다.

중년의 연령대는 4~50대라고 보면 되려나? 평균수명 80시대엔 60대까지를 포함해야겠다.

중년은 사회와 가정의 버팀목이다.  노부모님을 부양해야하는 자식이기도하고,  사교육비에 휘청거리는 부모이기도

하고,  한조직의 수장이기도하고, 또는 중간관리자이기도하다. 

그만큼 차이는데도 많고 책임이란 중압감에 시달리는 시기이다.

그래서인지 자기계발이나 건강에도 관심이 많아 새벽운동을 가도 강좌를 가봐도 중년이 태반이다.

이대로 살수도 멈출수도 없는 중년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것인듯해 스스로를 위로해 봐도 마음에 찬바람이 인다.

 

180여페이지.

그닥 길지 않은, 책장을 넘기며 어쩜 이리도 중년을, 남자를, 여자를 잘 알고 있나.  내이야기, 내친구이야기,

내지인의 이야기같아 마음으로 그렇지를 연발한다.

이 책을 쓴 저자 미우라 슈몬은 2012년 1월로 86세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부인은 81세로 여전히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그들에게 들어오는 원고 청탁은 거의 대부분이 에세이고, 그것도 노후문제를 다룬것이란다.

이책도 중년의 생활과 노년의 생활이 어떤것인지,  먼저 맞이한 사람으로서 경험을 써내려간다.  지금 막 중년에

접어든 나같은 사람에게 참고가 되고 위로가 되는 에세이다.

 

요즘 내가 앓고 있는 최고의 고민도 중년이후의 삶이다.

인생의 반환점을 찍고, 이제막 후반생의 출발점에 섰지만,  돌아갈수도 주저앉을수도 없는 막막함.

스스로 당근도, 채찍질도 하며 응원을 해보지만 한 십수년 남은 정년이후의 남은 20여년을 뭘하며 살아야 하나

긴 한숨이 나온다.

 

그런 나에게 저자는 말한다.

'이대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도 괜찮은 걸까? 이런 고민이 나 한사람에게만 오는것은 아니고,  중년이 되면 누구나

하게되는 고민이고,  지나야 하는 길목 같은것이라고....

 

중년의 나이에 이르면,  이제부터 그늘진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당분간은 경사도 완만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경험이 삶에 녹아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좀 더 수월하게 계속 걸어갈수 있다.  그러나 그 앞에는 벼랑도 있고

첩첩산중 같은 숲이 있고 급경사길도 보인다.  어디로 가야할지 앞이 안보이는 순간도 있다고 경고도 한다.

 

그리고, 저자의 나이 25세때 결혼해 60여년을 해로하고 있는 부부답게 배우자에 대한 조언을 곁들인다.

노인이되어 곁에 남아있는 사람은 배우자뿐이다.  이제는 부부 사이의 애정이니 사랑 타령을 할때가 아니다.

언덕길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두 사람 허리에 줄을 동여매고 함께 걸어야 한다.  그것은 어느

한쪽을 위해서가 아니라 둘 다를 위한 최선택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중년에게 보내는 위로와 조언의 글,

눈앞에 기다리고 있는것이 완만한 경사길이라고는 하지만 아무튼 오르막이다.  절대로 무리해서는 안된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리 깊지 않은 골짜기에서 손쉽게 더 놓은 곳을 향해 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몸에 익힌 경험에 바탕을 둔 능력을 살려서 천천히 중년의 언덕을 오르면

된다. 

노후를 정신적으로 편하게 보낼 수 있는 길을 중년 무렵부터 찾아 놓으면, '나이를 더 먹으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이나 중년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란 말이 있다.

이봉주선수의 인생 완주법이 떠오른다. 

목표를 정하라,  장점 하나만 믿고 뛰어라,  슬럼프를 견뎌라, 정속주행하라.

남보다 잘하려 하지말고 전보다 잘하라는 말처럼,  자신다운 인생을 살아가는것이 인생의 완주법이요,

곧, 나의 중년을 보내는 힘이 될것이라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