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가볍게 읽고 있던 책이 남편 사용 설명서이다.
’별이되다’ 님 북피에서 만난 책인데,  결혼 10년차 꽤나 공감가는 내용과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어 좋다.

아직은 아니지만 결혼생활 20년 쯤 되면 아이들도 왠만큼 자라고,  아내의 힘도 커져 남편 눈치 볼일없이,
친구의 전화를 받고 그 자리에서 2박3일이든 3박4일이든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는데....

곰국 이라도 끓여놓고 나가는 착한 아내들도 있지만, 일체의 준비도 없이 자신이 없는 며칠 동안 해야 할 남편의
행동지침을 냉장고에 붙여놓는  ’까불지마라족’이 있단다.ㅋㅋㅋ

까 스불 잘 잠그고
불 잘 끄고
지 퍼 딴 데서 내리면 죽을 줄 알아!
마 누라 있는 걸로 감사하고
라 면이나 끓여먹고 있어!

남성은 나이 들어 갈수록 외롭단다.
남편들에게 풍성한 밥상과 휴식은 연료가  되고,  충분히 채운 다음에 가동해야 한다는데 오늘 점심땐
뭘 만들어 연료를 보충해야 할지....^^

책의 단락마다 적고 있는 주의만 살펴봐도 내용이 짐작이 갈만하다.

★ 서비스를 의뢰하기 전에....
1.항상 남의 편인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2. 버럭남편이라도,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3. 만날 밥만 찾고 밥 먹고 나면 TV만 보는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4.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요구하는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5. 돈에 민감한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6. 말을 안해서 답답한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7. 놀아주지 못하는 남편은 본인도 놀아보지 못한 사람이니,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8. 뻥치는 것은 남편에게 호흡과도 같으니 뻥치는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9. 정리정돈이 안됐다고 잔소리하고 향기를 요구하는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10. "난 아무 문제없어,  너만 바뀌면 돼"라고 말하는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11. 잘 삐치는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12. 싫증을 잘내는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13. 소심한 남편, 비겁한 남편, A/S를 의뢰하지 말라,  지극히 정상이다.
14. 대리배우자인 남편, A/S를 요청하라,  단, 빠른 시일내에 A/S가 불가능하다면 아내가 직접 수리를 시도해보자.
15. 이해하지 못할 영역,  살면 살수록 수수께끼 같은 당신,  그런 남편이라면 반드시 그림자를 이해해야 한다.
      그림자를 알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고장난 상태라면 그 때 A/S를 요청하라.

우리는 어차피,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아닌가?
남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제대로 사용하자. 

part 2 남편, 이렇게 사용하세요에서 그 사용법을 재미나고, 쉽게 설명하고 있으나,  다 적으려니 지면도 부족하고,
작가님이 싫어하실듯해서 이쯤 해둔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손자의 병법은 여기서도 유효하다.

이 책의 진짜 목적은 남편사용설명서가 아니다.
사용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 순간부터 수평관계는 깨지고 수직관계가 성립되어 아픔이 시작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용하다(use)’를  ’섬기다(serve)’로 바꾸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섬기고, 서로 기를 살려주는 결혼생활이 되길....





남편, 아내, 결혼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