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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난 아빠의 아들인 게 자랑스러워요. 왜냐하면 아빠는 큰일은 해내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니까요!"

사랑해요 아빠는 마음의 빛이 되는 가족이야기 시리즈이다.
여느 집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아빠, 이미 들어 본 위인의 아버지 등을 소재로 20여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저마다 처한 상황과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은 달라도, 아빠의 사랑과 지혜, 용기을 느끼게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며칠 전 아들은 "엄마, 우린 아빠 얼굴 보기가 너무 힘드는거 아녜요?"
아빠는, 늘 바쁘다고 한다.
늦게 들어오고, 일찍 나가고, 쉬는 날이면 늦잠을 자고, 깼다 싶으면 텔레비젼 리모컨 운전하다가
또 졸기나한다.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도록 아이 친구이름 하나는 알까?
몇반인지, 담임선생님은 누군지 알기나 하나?

그러고는, 가끔 생색 내듯이 아이와 놀아 줄려고 하고, 안고 뽀뽀라도 할라치면 아이는 엉덩이를
한발이나 뺀다.
또, 살갑게 굴지 않는 아이를 탓하며 서운해 하는 남편이 안타까워, 아이친구들 이야기나
선생님 이야기도 하고, 주말이면 목욕탕으로 남편과 아들만이 함께 공유할수 있는 목욕탕으로
내몰아도 본다.

이 책의 내용은 아이보다 엄마인 내가 더 공감하며 가슴 시린 내용들이 많다.

제목에도 언급한 ’세상에서 제일 특별한 사람’편은
돈도 많이 못 벌고, 사장님도 아니고, 양복입고 회사에 다니지도 않는 그냥 노동자 아버지의 이야기다.

깔보는듯한 친구들 땜에 마음이 상한 이슬이의 엄마는 이슬이에게 아빠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차근 차근 설명을 한다.

"아빠와 같은 노동자들이 일터로 나가지 않으면 어떤일이 생길까?
공장의 기계는 멈추고 물건을 못 만들어 내니 상점도 문을 닫게 되지. 물론 트럭도 굴러가지 않고, 새로운 집도 더 이상 짓지 못할 거야. 그럼 세상은 엉망이 되고, 우리 나라도 부자가 될 수 없을거야."

나는 책속 엄마처럼 남편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속상한 아들에게 아버지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해 주었는가 생각해 보니, 그리 자신이 없다.

’우리 아빠 술 드신 날’ 편과, ’아빠가 돌아왔다’ 편은 내 어릴적 기억과 맞물려 되새겨진다.
어린날 내 기억속 아버지는 밖으로 나돌아 엄마의 애간장을 녹이시고, 가끔 문제를 일으켜 엄마는
해결하느라, 남에게 머리를 조아리시는걸 자주 본것 같다.
저녁이면, 술 드시고 오는 아버지를 마중하기 위해 젊은 나이에 야맹증으로 고생하시던 엄마의
손을 잡고, 동네 어귀까지, 이웃동네 경계까지도 갔던 기억이 수두룩하다.

’아빠가 돌아왔다’의 아버지 처럼, 할머니 돌아가시고, 우리 사남매 자라면서 맘을 돌리시고,
엄마가 마루밑 낫가리를 잘못 밟아 동맥이 끊기는 큰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시고 부턴,
나의 아버지도 딴 사람이 된듯 했었다.
지금도, 농사일로 까맣게 탄 나의 아버지는 술을 드시면 한 말씀 또하시고, 또 하신다.

뒷바라지 다 못하고, 부모 노릇 잘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제는 결혼해 아이 둘 낳고,
중년의 나이가 되가는 딸 손 꼭 잡고, 눈물을 흘리신다.

가끔 흘러간 옛 노래와, 가난에 서러웠던 당신의 어린시절과, 돌아가신지 오래인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외울듯이 많이 들은 그 말씀을 또 하신다.
그럴때면, 나는 처음인양 물어가며 바짝 다가앉아 들어 드린다.

’우리 아빠 술 드신 날’의 승주는 속이 깊은 아이다.
기분좋아 한잔했다며, 몇번이나 같은 말 되풀이 하고, 몇번을 불러 짜증도 나지만,
어쩌면 아빠는 오늘 기분 좋은 일이 있었던게 아니라 아주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속이 깊은 아이다.

만취한 아빠가 주신 용돈 십만원을 도로 아빠 지갑에 넣어드리는 승주와, 아무말 없이 승주의
지갑에 넣어두신 아빠의 정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이번 아들 학교 중간시험이 끝나고 나면 이 책만큼은 꼭 읽혀야 겠다.
내 마음을 따뜻한 감동으로 채운 이 책이 나의 아들에게도 아빠의 큰 사랑을 깨닫고 서먹하고,
아빠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나누게 되는 기회가 되었음 좋겠다.

사랑해요아빠, 티티카카, 예림당, 가족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