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청소년 소설을 읽는 것도 재미가 있다. 진도도 빠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순수함을 일캐우려는 작가들의 노력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제목을 보고 골랐다. 그리고 작가의 면면을 본 후 이 분이 청소년을 위해서는 어떤 소설을 썼을까도 궁금했다.

 

  정말 말 그대로 선행을 베풀면 복을 받는다는 결론 그대로이다. 더불어 깨끗하지 못한 어른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뒤 편까지 대충 상상할 수 있는 결말이었다. 영특하지만 그 영특함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병 때문에 아이들을 제대로 기르지도 못하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남기고 간 부인을 대신해 정말 힘들게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건설 노동자 아버지와 두 살 터울의 남매. 그리고 아들 다루가 데리고 온 새끼 강아지의 이야기이다. 물론 그 새끼 강아지는 날이 갈수록 무럭무럭 잘 자라는 것은 물론이요 영특함이 다루를 닮았다. 또한 그 강아지를 다시 버리지 못한 것은 다루 엄마처럼 한쪽 눈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암놈인 그 강아지를 보면서 다루네 가족들은 엄마를 생각했고, 제일 끝에 모든 일이 잘 풀려 걱정없이 살게 된 것도 그 강아지, 아니 개 케르 덕분이었으니 아버지 생각대로 엄마가 환생해서 그들을 도왔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일본 소설이 생각났다.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천재를 너무 좋아해서 터무니 없는 천재를 주인공으로 삼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다루가 5학년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영향으로 책과 신문을 많이 봤다고는 하지만 기억력 또한 대단하다는 것을 은근 많이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아이의 천재성을 다른 이들도 많이 알아본 것으로 여기저기에 표현을 해 놨다. 또한 일찍 엄마를 여의었고, 집안 환경이 남다른 탓에 아이들이 철이 일찍들어 하는 행동이나 마음 씀씀이가 여느 아이들과 너무 달랐다. 정말 '애어른'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았다.

 

  다루와 케르가 같이 지내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들을 보며 아무리 책을 많이 읽었어도 아이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더구나 군인 유해를 발견하고 그것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케르는 어떻게 알았을까? 그저 냄새로 쫓아갔을텐데 그것을 헤쳐버리지 않고 다루를 불렀다는 것이 정말 범상치 않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일까? 아이들 소설을 내가 너무 생각이 많은가? 정말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책을 읽었다. 물론 뜬금없이 대기업 회장 이야기가 나왔을 땐 어떻게든 연결 되겠구나 했고, 유해 이야기가 나왔을 땐 역시나 했다.

 

  어쨌든 미물도 하찮게 여기지 않고 거두어 잘 키운 덕을 정말 톡톡히 봤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제일 마지막에 그 기업의 차 실장이란 사람이 한 말을 일고 정말 상상의 나래를 폈다. "회장님께서 다루한테 푹 빠지신 것 같아요." 그 아이의 천재성은 물론이고 탁월한 교섭(?) 능력이라면 유학까지 불사하겠다는 회장의 말은 그 아이를 잘 키워 아버지를 버리다시피한 아들 대신에... 물론 아이들의 소설이니 그런 것까진 아니지만 나 같은 어른이 읽는 소설이라면 그런 식으로 해서 뭔가 좀 다른 어른 소설도 하나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정말 착하게 살면 이런 복도 온다는 것을 아이들이 믿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