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데 슌지의 결백을 밝혀라. 가시와기는 자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3중학교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고 있고, 여기저기서 쑥셔대는 통에 힘들고 불안하다. 이런 생각에 후지노료코를 비롯한 열 세명의 아이들이 재판을 하려고 한다. 판사, 검사와 검사보조, 변호사와 변호사보조, 배심원으로 짜여진 재판장을 열려고 한다. 물론 오이데 슌지는 아버지에게 맞아가면서도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고 애쓰고(?) 있다.

 

  졸업작품을 의논하는 자리에서 료코는 다카기 선생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시와기 사건을 재판으로 이끌어내어 모든 일을 마무리 하고자 했다. 생각지도 않게 다카기 선생에게 뺨을 맞을 것을 빌미로 학교에 허락을 받아내지만, 그 후로 선생들의 방해와 아이들의 뜻뜨미지근한 반응에 고생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검사(후지노 료코)와 변호사(간바라 가즈히코)를 맡은 아이들과 그 조수들의 노력에 의해 어느 정도 몰랐던 사실도 밝혀지고, 어른들의 호응과 아이들의 관심도 이끌어 낼 수 있게 되었다.

 

  가시와기 가족을 비롯해서 사건과 관련있다 싶은 사람들을 차례대로 만나며 아이들의 생각은 조금씩 성장해 가고 색다른 사실을 계속 밝혀내며, 미야케 주리와 그 어머니의 입장 정리로 대충 일이 마무리 되어 가고, 재판은 열릴 수 있게 되어 간다. 물론 중간중간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계속 벌어져 와해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이들의 끈기와 키타오 선생님의 적극적인 후원, 그 외 그 아이들을 응원하는 어른들의 노력으로 드디어 재판일인 8월 15일이 다가왔다.

 

  대충 이야기를 정리하면 2권이 내용은 이렇게 된다. 하지만 읽을수록 간바라의 정체가 궁금하다. 어차피 검사측의 승리가 될 거라는 말도 그렇고, 가시와기가 미술 선생님께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는데 당황해 하는 것도 그렇고, 도서관 벤치에서 이야기하다가 힘들어하는 부분등 특히 공중전화 앞 고바야시 가전제품점에 가지 않은 것이 자꾸 맘에 걸린다. 웬지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한 사람이 간바라일 것 같다는 생각도 자꾸든다. 겐이치와 간바라, 가시와기의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점이 자꾸 그런 생각을 들게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특이한 가족사를 갖고 있는 간바라와 가시와기는 어떤 일을 계기로 친해졌을까? 료코의 말대로 가시와기가 아무리 부모와 대화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친했다면 왜 가시와기의 부모는 그를 모를까? 겐이치의 생각대로 간바라는 도대체 왜 이 일에 끼어들었으며 뭘 숨기고 있는걸까? 어른들도 생각치 못한 이야기들을 해 가며 정말 똑똑하게 일처리를 하고 있는 이 아이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떠오르고 궁금증을 낳고 있는 나의 생각들이다.

 

  미야케 때문에 아사이가 죽은거라고 생각하는, 고발장의 주범은 미야케라고 3학년 학생을 비롯한 거의 모든 이들이 생각하고 거의 확신하지만 아사이가 주범이라고 우기는 미야케를 믿어줘야만 하는 료코가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도 참 궁금하다. 이 상황에서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진실은 밝혀야 하지 않을까? 료코는 계속 미야케를 믿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아이 나름 법정에서 미야케가 자신의 말을 뒤집고,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을 간바라와 함께 만들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어쨌든 가시와기의 자살에 간바라가 큰 역활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건 난데없이 나타나 변호사를 자처하고(이 학교에서는 오이데를 변호할 사람이 없다는 핑계로) 겐이치가 자꾸 이상한 생각을 하기 때문일까? 난 고바야시 아저씨께 간바라의 사진을 보여주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물론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그렇게 생각할 이유가 없어 다들 오이데파 아이들과 가시와기의 사진만 가져갔겠지만...

 

  정말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책이다. 미야케의 증언도 궁금하고, 모기 기자의 다음 행동도 궁금하고, 선생님을 해코지한 이웃집 여자의 뒷 이야기도 궁금하고, 무엇보다 오이데 슌지의 행동 변화가 정말 궁금하다. 물론 이 재판이 어떻게 전개 될지가 가장 궁금하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