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가 교보에서 보고 와서는 사달라고 해서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인터파크에서는 품절이고, 입고 되었다는 소식도 들을 수 없어 다른 사이트에서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되어 좀 아쉬웠다. 

  어쨌든 내가 읽은 일본 추리 소설이 많지는 않지만 그러대로 짜임새 있고, 흥미있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범인을 추리해 내기 조금 힘들었다. 물론 나도 주인공처럼 하이토 선생이 범인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처음부터. 죽은 미사키 선생과 얽힌 듯 나왔고, 중간에는 천문반 학생이면서 주인공인 니시하라에게 관심이 있어 보이는  히로코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부분을 읽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산부인과에서 유키코 뒤를 따라 오는 통에 교통사고를 일으킨 선생은 미사키라고 했지만 학생들을 감시하는 총괄 책임은 하이토 선생이게 있고, 또한 미사키선생의 학생시설 선생님이라는 것을 읽고 뭔가 얽혔을 거라는 것은 짐작을 했었다. 그리고 뒷부분에서 히로코가 살해 당할 뻔 했다는 부분에서는 히로코가 그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살해하려고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내 추리대로 유키코의 죽음이 미사키 선생의 책임만이 아닐거라는 나의 추리는 맞았지만 미사키 선생이 자살했다는 부분은 조금 색달랐다. 더구나 자살하면서 남긴 유서에서 하이토 선생에게 마음이 있었음을 밝히며 둘 다 유키코의 사고에 책임이 있음을 밝혔고, 자신이 자살을 그가 발견하기를 바라는 맘에 전화를 했고, 학교로 달려온 하이토 선생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살을 타살로 위장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사키 선생에게 쏠려 있는 학생들의 관심과 원망을 니시하라의 탈선 행동을 포착해서  학생들에게 발표함으로서 사건의 본질을 흐려 놓으려 했던 하이토 선생에게 자신을 바쳐서라도 그 일을 막으려 했던 히로코에게 타살 당한 것처럼 자작극을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부분은 또한 조금 놀라운 부분이었다.  자신의 아버지의 잘못으로 심장병을 앓는 동생을 두게 된 니시하라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했던 히로코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학생의 임신은 정말 큰 사건이다. 그런데 그런 사건을 처리하는 방법 또한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학교에서 사고가 터지면 제대로 처리할 생각은 않고 그저 쉬쉬하고 당한 학생만 불쌍하게 처리하는 것도 정말 닮았다. 왕따를 당했다고 이야기해도 그저 네가 잘 하면 된다. 참아봐라 식이고, 그러다 폭행 사고나, 가출, 방송 보도라도 나가면 주변 학생들 입단속에 선생들 몸 사리기에, 정말 당한 학생과 그 부모만 불쌍하게 일이 처리가 된다. 이 소설에서도 그렇다. 하이토나 미사키 선생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게 처음에는 유키코 혼자 도로로 뛰어들어 사고가 난 것처럼 이야기가 떠 돌더니 니시하라와 야구부 아이들이 그 뒤에 미사키 선생이 있었다는 것을 밝히고, 아기의 아빠가 니시하라라고 밝히자 이번에는 너희들이 탈선 행동을 해서 일이 이렇게 된 것이라며 학생들 탓을 했다. 그리고 미사키 선생의 죽음으로 경찰과 메스컴이 나서자 이번에는 학생들 단속에 혈안이 되어 등교와 하교를 관리하는 등 난리가 난 것이다. 

  물론 그 많은 학생을 얼마 되지 않는 인원의 선생님들이 꼼꼼히 관리 한다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관심이 조금만 있다면 최소한 자신의 반 아이들에 대한 눈치는 챌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아침에 조회하고, 저녁에 종례하고, 간신히 수업이나 하는 그런 식의 유대 관계에서 우리가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는가. 물론 선생님들도 일 많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아이들을 관리하는 것도 선생님들의 일이다. 또한 시시비비를 잘 가려 주는 것도 선생님들의 몫이다. 그저 약자만 불쌍한 그런 사회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더구나 학교에서부터 그런 것을 배운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뭘 더 바랄 수 있을까?



책임감, 솔직함,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