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8년차 유부녀인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 책을 읽었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  같았다. 하지만 난 이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사귀었고, 나의 반쪽을 만나 결혼을 해서 이렇게 지금껏 잘 살고 있다. 물론 내 자랑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이 책과 같은 생각을 많이 했으니까. 물론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융통성 없으신 분들은 똑같이 따라할까 걱정에서 하는 소리다.

  고등학교 1학년  가을에 미팅으로 한 아이를 만났다. 물론 학생때라 용돈이 궁한 우리들은 거의 더치페이 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꼴에 또 남자라고 자기가 다 내겠다고 하는 것을 내가 말렸다. 부담스러우면 보고 싶어도 자주 못보게 된다는 이유로. 물론 1년 정도 성당을 같이 다니며 사귀었지만 헤어졌다. 그 후 다시 그 아이를 만났을 때 그 아이의 말이 내 뇌리에 남아 연애의 모토가 된 것 같았다. 그 아이는 나에게 그랬다. " 솔직히 나와 사귀면서 미팅도 하고, 다른 여자 아이들도 만났지만, 너무 배려심이 없어 관뒀고, 자꾸 나에게 돌아오게 되었다고. 그 배려라는 것이 바로 더치페이 였다. 용돈으로 간신히 버텨내던 그 시절엔 당연한 이야기였겠지만, 그 아이가 조금 잘 사는 것을 안 여자 아이들이 절대 돈을 쓰려 하지 않기에 관뒀다는 것이다. 그런 나의 모습이 맘에 들기 시작하면서 나의 좋은 점이 하나씩 눈에 들기 시작했고, 그래서 계속 만났었다는 것이다.

  그 후 직장에 취직해 만난 선배도 그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가끔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었기에 부담없이 만날 수 있어 더 좋았다고. 그런데 그 선배와는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서 깨졌다. 결혼 자체가 부담이어서가 아니라 결혼이 진행되기 시작하자 나를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을 하기 시작해서였다. 결혼 전에도 이런데 하고나면 오죽하랴는 생각에 끝내고 말았다. 물론 밀고 당기기도 해 보았지만 나아지는 꼴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로 너댓명의 남자를 더 만났지만 그냥 그랬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밀고 당기기를 계속 하던 중 나의 승리로 지금 이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연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이다. 하지만 아무리 남자의 습성이 거기서 거기일지라도 나름의 특징이 있음을 잊어서는 않된다.  하긴 옛말에 강산 두 번 변할 정도의 세월 전에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으니 그 동안 남자들이 많이 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바람둥이, 놀이 좋아하는 남자가 있듯이 자신의 일에 열심이고, 미래를 잘 설계하며 충실히 사는 남자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 남자가 어떤 부류에 속하는 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 그 이후에 이 책에 나와 있는 지침을 충실히 따르던가 아니면 융통성을 발휘하던가 해야 할 것이다. 꼭꼭꼭

  어쨌든 책의 내용은 훌륭하다. 단,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다. 제발 그의 습성을 파악하고 잘 활용할 줄 아는 지혜로운 여자들이 되시길 빈다. 또한, 한 번에 골인도 좋지만 좋다고 너무 매달리는 듯한 결혼은 하지 말아주길 빈다. 그건 이 책에서 조언한대로 실행해 주시길. 정말 연애 전에 꼭 습득하시어 지식이 아닌 지혜를 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