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의 모든 집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솔직히 아이들에게 핸드폰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해서 사주지 않으려고 했으나 워낙 많은 아이들이 갖고 있다보니 없으면 이래저래 왕따를 당할 것 같아 중학교에 입학한 후 사 줬었다. 두 아이 다. 더구나 큰 아이는 대학가서 스마트 폰을 샀고, 작은 아이는 스마트 폰을 고등학교 1학년 말에 사 줬다. 그것도 선생님들이 공지문을 카톡으로 보낸다며 친구가 메세지를 보내줘야 안다기에, 공부 시간에 영어 단어를 mp3로 검색했더니 스마트폰 없는 것이 신기하다며 놀라셨다는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어쩔 수 없이 사 줬다. 누군가는 컴퓨터로 카톡을 확인하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전에 태풍 때문에 학교오지 않아도 된다는 메세지를 카톡으로 보냈기에 우리 아이는 학교 가기 바로 전에 친구 메세지를 받고 알게된 일도 있었다. 정말 어쩔 수 없이 사 주었기에 집에 오면 숙제나 공부할 때는 내가 갖고 있고 쉴 때만 줬었다. 큰 아이때는 깜빡하고 잘 때도 줬었는데 새벽까지 핸드폰 하느라 잠을 잘 못자는 것을 보고 그 이후엔 잘 때도 내가 갖고 있었다. 지금 큰 아인 대학생이라 알아서 하라고 줬지만 고등학생인 작은 아이는 요즘도 내가 갖고 잔다. 만약 내가 먼저 잘 것 같으면 큰 아이에게 책임지고 갖고 있으라고 한다. 워낙 무서운 엄마라 그런 건지, 핸드폰이 망치로 부서지는 꼴은 못 보겠는지 아이는 군소리 없이 잘 내 놓고 잔다.

 

  그런데 문제는 평상시다. 물론 다리아처럼 우리 아이는 자신이 중독이라는 것을 모른다. 내가 중독이라고 하면 학교에는 자신보다 더 한 아이들도 많다는 것이 아이의 핑계지만 내 아이보다 더 하다면 그 아인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을 땐 물론이고, 밤 늦게 집에 와서 쉴 때면 거의 눈을 못 마주친다. TV도 본다고 틀어 놓고 눈과 손은 스마트폰에 가 있다. 정말 다리아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나도 다리아 엄마처럼 같은 이야기를 몇 번씩 해야 하고, 제대로 못 할 땐 야단쳐야하고, 소리 질러야 하고. 싸워야 하고. 정말 힘들었고, 힘들고 있다. 그렇다고 다리아와 같은 큰 사건이라도 벌어져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요즘 스마트폰을 노리고 벌어지는 사건도 많고(납치, 강간, 절도등등) 병도 많이 생긴다는데 아이를 통제할 방법이 없다. 솔직히 좀 더 나은 방법이 나와있지 않을까 싶어 이 책을 사기는 했다. 이 책에 나와 있듯이 학교에서 핸드폰 사용을 억제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이 또한 만만치 않음을 아이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 아침에 걷었다가 하교 전에 나누어 준다는 데 그것도 인권 운운하는 아이들이 있어 자발적이란다. 오죽하면 수업시간에 핸드폰 안 하고, 졸지 않고 선생님 말씀에 호응하면 선행 점수를 부여할까.(학교에서 선행 점수 메세지가 왔길래 뭐냐고 했더니 그렇게 말을 했다.)

 

  이 책을 받자마자 아이에게 줬더니 눈빛이 '울 엄마 또 시작이다. 난 중독도 아닌데...' 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다시 갖고 나왔다. 우선 나부터 읽어야겠다 싶어서. 다 읽는덴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이 이야기가 아이에게 별 영향을 끼칠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자기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자기는 할 일을 할 땐 하고, 남는 시간에 핸드폰을 본다고 하기 때문이다. 평일에 집에 오면 기본 한 시간 정도는 핸드폰을 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란다. 그것을 보고 있는 나는 쌓이고 있는데... 그래서 머리를 썼다. 공부하라고 한 시까지 있는 건데 폰만 만질거면 12시에 자자고 했다. 사실 언니 땐 1시 30분, 2시까지 공부하고 잤기에 그럴려고 한 건데 이 아인 학교에서 했기 때문에 집에선 쉬겠다는 명목하에 핸드폰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쓸데없이 핸드폰을 만지느니 자는 것이 남는거라는 말을 하며 12시만 되면 무조건 폰을 반납시켰다. 그리고 재웠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긴 마찬가지다. 그래도 한 시간 정도 더 자니 훨씬 낫다는 것을 자신도 인정하기는 한다.

 

  폰을 손에서 떼어내는 것은 정말 힘들다. 예전에 스마트 폰이 없을 땐 컴퓨터 사용 시간 때문에 싸웠었는데... 한가지 더. 요즘은 정치 사회 문제를 읽고 점점 부정적인 성향으로, 자기 판단 능력이 부족한 것 같으면 양쪽의 의견을 같이 봐야 하는데 그저 자신과 같이 젊은이들의 이야기만 읽고 무조건 한 쪽 편만 든다. 그러다 그들이 틀린 것 같다는 것을 나중에 느끼면 그 땐 자신도 알지만 인정하기 싫어 무조건 덤빈다. 인정을 안 하는 것이다. 이런 일로 자꾸 싸울 일을 만들어서 정말 힘들다.

 

  폰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판단 능력이 없거나 미숙한 아이들에게 준다는 것이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을 보며 느낀다. 솔직히 미성년자에게 폰 판매를 제제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폰을 아이들 손에서 놓게 할 방법은 없을까? 어떤 의사 선생님은 자신의 아이는 착해서 2G폰으로 만족하고 카톡은 컴퓨터로 한단다. 그것도 정해진 시간만. 그 아이에게는 불만이 없을까?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고 아빠도 2G니 너도 2G만 써야 한다는 아빠의 말씀에 그 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 아이는 정말 스마트 폰을 갖고 싶지 않을까? 그나마 2G라도 있는 것을 감사히 여겨야 할까? 이렇게 남들 다 갖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사 줘야 하는, 그것도 진화하고 있는 폰들. 정말 끝나지 않을 전쟁중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험한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사 준 폰이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면 어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커다란 문제라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