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렸을 때 봐서 하나도 기억에 없다는 작은 아이와 봄방학에 보기 시작했다. 가끔 케이블에서 해 주는 것을 중간중간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맘 먹고 보기는 참 오랫만이다. 정말 귀여웠다. 어디서 이런 배우를, 이렇게 잘 어울리는 배우를 뽑았을까 싶을 정도로 책 속의 해리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할 뿐이다.

 

  작은 아이도 먹던 밥 숟가락을 멈출 정도로 푹 빠져서 봤단다.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이런 영화를 보여준 것이 잘못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는 자기도 하고, 졸기도 하며 별로 감흥 없이 봤던 영화였다. 솔직히 마법을 부릴 땐 볼만도 한데 영 재미가 없었던 모양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처음 보는 영화를 보는 듯하게 봤다. 아주 열심히 봤다. 내 아이가. 더 웃기는 건 그렇게 재미있게 봤으면 책을 읽겠다고 할 만도 한데 그건 아니란다. 책이 훨씬 재미있다고 이야기해도 그건 싫단다. 그렇게 많은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어렸을 때 깨알같은 글씨로 씌여진 책을 봐서 그런지 아직도 해리포터라는 책은 읽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어린 나이에도 나름 올바른 판단을 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해리를 보며 아이가 빠져들고 있음을 느꼈다. 나름 계획을 세워가며 짧은 봄방학안에 모든 시리즈를 다 보리라는 다짐을 하게 해 준 한 편이었다. 어쨌든 어린 해리가 좀 예쁘지 않게 성장한 것에 아쉬워하며 열심히 본 영화 한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