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의 사실은 순수한 형식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또 존재할 수도 없다.

즉 언제나 기록자의 마음을 통해서

굴절해 오는 것이다.

-E.H. 카(Edward Hallett Carr)

 

 

세계사적 지삭이 거의 전무한 내가 이 책을 집어온 이유는

책의 서두에 있었던 이 문구 때문이었다.

역사는 역사기록자에 의해 재창조되는 것이므로

가변적인것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던 나로서는

당연히 이 문구가 공감이 가서

사오지 않을 수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세계사에 지식이 거의 없다.

세계사적 지식에 해박한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더 충격적이거나

더 재밌을 수도 있지만

대충 우리가 한번씩은 들어봄직한 인물이나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다

모르고 있는 역사도 알만하게 보충해주는 풍부한 사진과 그림자료가 있어

전혀 지루하거나 따분하거나 고루하지 않다 

 

  

 

각 장 첫머리에 믿고있던 역사를 진실의 역사로 바꾸어 놓는다

사진에 있는 바스티유 감옥에 대한 것만 봐도

얼마나 우리가 당연히 여겼던 역사가 잘못 전해진 것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가십성의 글이 아니다

'옮긴이의 말'을 옮겨보면

"선정한 소재들은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그 사건의 진상을 아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지적 충격을 주는 것들이지만,

(중략)

권력자의 허영, 집단의 음모와 프로파간다, 인간과 사회의 일반적 현상에 대한 무치, 과학적 선찰이 부족한

감정적 단정, 시대의 환상, 개인의 욕망, 이런 것들이

역사적 거짓을 낳고 지식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를 잘못된 선택으로 인도한다."

 

 

이렇듯 내가 아니 우리가 이 책을 보면서 얻어야 할것은

지나간 역사에 대한 그릇된 정보를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동시대를 살면서도 저질러지고 있는 역사 왜곡이나

잘못된 지배적 여론, 또 그것을 뿌리는 세력들에 대한

비판의 눈을 게을리 하며 안되는 것이며

바르게 현실을 바라봐야하는 균형감을 찾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 좀 거창했지만 어쨌든

우리나라도 속속들이 파헤치면 엄청난 거짓과 왜곡으로 가득찼을것이다.

옮긴이도 말한 바 있는 거북선이 잠수함이 아니라는 것이나

정조의 독살용의자인 심화니가 최근 밝혀진 바처럼

정조와 두터인 사이었든지 하는 것 등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잡는

'재미있고 유익하며 한쪽의 균형을 잃지않는' 책이 나왔으면 한다.

역사, 역사왜곡, 세계사,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