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단테의 유명한 명작 [신곡]을 읽어보지 못했다. 몇번이나 책장을 들춰보긴했는데 도저히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1.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 두께만으로도 질리게 만들며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내게는 [신곡]이다. [단테의 비밀서적]을 본 순간 몇년동안 눈으로 겉표지만 봐 왔던 단테의 신곡을 추리소설을 가미한 도서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이 책은 이탈리아 라벤나에서 말라리아 전염병에 걸려 죽었다는 단테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작가의 호기심이 단테의 신곡과 연계되면서 추리소설로 탄생되게 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단테의 사생아이자 제자인 조반니가 단테가 살고 있는 라벤나에 찾아 온다. 단테의 신곡을 수집하던 조반니는 나머지 시편들을 단테에게 직접 받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만나러 오지만 간발의 차이로 단테의 시신과 만나게 된다. 한때 의사였던 조반니는 단테의 시신을 살피던 중 단테가 전염병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독살되었을것 같다는 뜻을 단테의 딸 베아트리체 수녀에게 비친다.

 

도대체 누가 아버지를 타살했을까? 이유는? 그리고 사라진 신곡은 어디에 있는지?

조반니는 단테의 죽음이 신곡 천국편 중 사라진 13편의 시와 연관되어 있을거라 추측하던 중 십자군 전쟁 기사였던 베르나르드를 만나게 된다. 그 또한 조반니와 똑같은 사라진 13편의 시를 찾고 그 안에 숨겨진 십자군 전쟁지도를 찾기 위한 목적이었다.

 

단테의 딸 베아트리체 수녀와 조반니 그리고 베르나르드 세사람은 단테의 죽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13편의 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세사람은 단테가 양피지에 적어 놓은 암호화된 9음절로된 시의 비밀을 풀어가면서 단테의 죽음과 연관된 무서운 음모가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역시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나 혼란한 정세를 틈탄 사회적 부패는 막을 수가 없나보다. 단테의 신곡을 통해 사회적 비리를 고발하고자 했던 것 같다. 단테의 죽음에 연관된 사람들은 신곡이 세상에 나오면 그들의 세상이 무너질지 모르는 두려움에 단테의 독살을 꾀한것 같다.

 

[다빈치 코드]와 [장미의 이름] 두 작품의 재미와 품격을 겸비한 소설이란 소갯글때문에 혹했던 작품이었는데 기대치가 너무 커서였는지 실망도 이외로 컸다. 이 책은 다빈치 코드나 장미의 이름처럼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이 책을 통해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단테의 신곡을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으며,  단테의 신곡만큼은 아니더라도 이 책 또한 읽기 버거운 책 중의 하나였다. 추리소설임에도 추리소설의 긴장감이나 짜릿함은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