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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반, 두려움반으로 딸아이의 고등학교 입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직 발걸음도 떼지 않았는데 3년을 어떻게 보내야 후회하지 않을지 아이보다 엄마가 더 걱정이다.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대학입학을 결정한다"란 우스개 소리도 들었다. 고1부터 사설학원 입시설명회를 수시로 찾아다니는 친구를 보면서 너무 극성맞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내딸이 고등학생이 되고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한달전 아이의 학교에서 개최하는 입시설명회에 참석했는데 첫번째는 강당을 가득 메운 엄마들의 열정에 놀랐고, 두번째는 열강하는 강사의 대학입시정보가 내게는 다 생소하게 느껴졌다. 특히 수시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시에 대한 입시정보는 그동안 내가 입시정보에 얼마나 둔감했는지 절실히 느끼는 시간이었다.

걱정으로 한숨을 쉴 때 만나게 된 <수박먹고 대학간다>는 나에게는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였다. 고등학교 공부의 최종목표는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이다. 목표로 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그 대학에서 학생을 어떻게 선발하는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해마다 바뀌는 대학입학정책에 학생들이나 부모들 모두 혼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기본틀은 변함이 없을 거란 생각이다. 또한 대학자율화로 대학별 전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입시전형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한데 그런 정보를 얻기가 직장맘은 쉽지가 않다. 발로 뛰지 않고도 <수박먹고 대학간다> 한권이면 대학입시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멘토가 어디 있겠나..

'대학 입시의 패러다임이 정시에서 수시로 옮겨졌다'란 타이틀로 시작된 이 책은 수시모집에 대한 정보가 600페이지 넘게 담겨져 있다. 대학입시설명회에서도 들었지만 정시보다 수시모집 인원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제는 정시 보다는 수시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한다. 특히 수시모집은 학생에게 최선의 조건으로 진학할 수 잇는 다양한 전형방식이 있어 맞춤식 지원전략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수시모집을 선호하고 있다. 오로지 수능성적으로 판가름 나는 정시모집의 위험도보다는 수시모집에서 자신에게 맞는 학과와 대학을 선택할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는 수시모집 대학의 입시정보를 미리 알아보고 맞춤식 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제1부는 수시모집의 가장 기본틀인 용어해설부터 시작한다. 입시설명회를 들으면서 가장 난해했던 부분이었다. 단순하게 점수로만 기록되어 지던 부모들 세대와는 다르게 요즘은 원점수, 표준편차, 표준점수, 백분위, 수능능급 등으로 나뉘어진다고 한다. 입시사정관제도, 수능등급, 최저학력기준, 특별전형 등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입시용어까지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내신성적과 함께 논술고사, 면접고사, 적성평가 등 대학별 전형방법과 함께 대학별 수시전형 일정, 각 대학별 전형 특성 정보가 들어 있다.

제2부는 학생부 성적을 기준으로 학생에게 가장 유리한 맞춤식 대학 지원전략을 도표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보여준다. 학교 수업에 충실한 내신형지원, 논술에 강한 논술형 전형, 내신과 논술형의 중간지대인 면접형, 중위권 학생들의 마지막 탈출구인 적성평가형 등 유형별로 분석해 놓았다.

제3부는 고교생활을 통하여 리더십, 다양한 경험, 특기, 수상경력, 기회균등선발 전형, 정원 외 특별전형,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등 수시의 가장 큰 매력인 특별전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내신성적이 좋지않다면 특별전형을 눈여겨 봤다고 자신의 특성이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길일것 같다.

제4부는 앞별 주요 전형 분석 및 지원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08학년도 수시/정시모집 합격자 성적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입학성적을 비교해 봄으로써 대학을 지원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만큼 고달픈 수험생도 없을 것이다. 공부에만 전념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바뀌는 입시제도에도 장단을 맞춰야 한다. 작년까지는 수시도 1학기, 2학기로 나뉘더니 올해부터는 2학기 수시만 모집한다. 이처럼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와 다양한 세부 전형에 머리가 아프다. 이 책을 보고 느낀점은 우리나라의 대입 전형은 왜 이렇게 복잡한걸까였다. 공부만 하라고 해도 힘든데 입시정보까지 꿰고 있어야 하니 학생이나 학부모나 모두 지치지 않을 수 없다. 다행이도 고3 입시만 전문으로 담당하신 선생님의 노하우가 집약된 이 책을 통해 무지했던 수시모집의 알짜배기만을 한아름 얻을 수 있었고, 딸아이의 고등학습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