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 아닌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수도없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의미있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몇일전 이계진 아나운서가 한때는 2~30대 젊은이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 가득했는데 이제는 지금의 내 나이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인터뷰 장면을 봤다. 이유는 각자의 나이에 맞는 삶이 있기에..그 삶에 최선을 다한다면 행복하다는 말을 들었다.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이 책은 이계진씨처럼 소중한 오늘을 가장 행복하고 젊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 담겨져 있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한때 경제부와 정치부 기자 생활과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저자의 전직을 보면서 논리적이고 빈틈없고 흐트러짐없는 전형적인 젠틀맨 이미지가 그려졌는데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이외로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사랑의 마음을 지닌 감상적이고 사색적인 분이셨다.

 

모두 20여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데 주인공들은 특출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한번쯤은 스치고 지나갔거나 만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그려지고 있다. 하루를 비슷하게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내일을 향한 희망과 꿈이 담겨져 있고, 가족에 대한 한없는 사랑 그리고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넉넉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는 한템포 쉬어가는 쉼터 역할을 해 준다. 

 

이책의 제목이 된 첫이야기부터 내 마음을 울린다. 저자가 근무했던 신문사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계셨던 칠순 어르신의 수첩안에는 소중한 기억들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었다. 치매로 잊혀져 가는 오늘을 남기기 위해..그리고 그 기록을 보면서 희망의 내일을 꿈꾸며 아내의 생일과 결혼기념일만큼은 절대 잊지 말자는 어르신의 이야기는 오늘을 무덤덤하게 보내는 내게 큰 감동을 선물했다. 

 

투병중인 남편에게 '당신이 곁에 있어 행복하다. 사랑한다고..' 전화하는 아내의 이야기, 뇌성마비 아들이 힘겹게 내뱉는 단어 어머니..가족들과 다시 만날날을 고대하며 지하철에서 잡지를 판매하는 남자. 비에 젖지 않은 천원짜리 지페를 고객에게 주기 위한 주차요원의 따뜻한 이야기 등..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일상이야기였지만 그들의 힘겨운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소중한 꿈과 가족, 그리고 사랑이 함께하기 때문이었다.

 

이야기가 전부 다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패스트푸드점 알바생 이야기, 거짓으로 구걸하는 지하철 3호선의 카이저 소제이야기, 화장실 구석에서 커피를 드시는 청소 아주머니의 이야기는 마음을 아리게 한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세상은 언제쯤 찾아올까?

 

마음이 답답하고 세상이 각박하다고 느껴질때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 우리의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행복은 누군가 가져다 주는게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매일 매일이 행복하다고 할 수 없지만 오늘이 내 생애 가장 젊은날임을 상기하며 환한 미소로 오늘 하루를 보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