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기억에서 나를 지워도 처음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남편, 아내와 결혼하겟습니까?라고 결혼한 많은 부부들에게 질문하면 대부분 NO란 대답을 더 많이 듣게 된다. 부부로 살아가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게 되다보니 연애할때처럼 설레는 사랑의 감정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서겠지. 하지만 이 책의 표지글 질문에는 Yes라고 대답하고 싶다. 상대방의 기억속에 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예전처럼 사랑하는 감정이 생겨날 수도 있을거라 본다.

 

'서약'은 사고로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아내와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특히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닌 실화라는 사실에 놀랍고, 로맨스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전미 박스오피스 1위로 수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물해 준 영화였다고 한다. 

 

야구 코치인 킴은 재킷 구입건때문에 상담센타에 전화를 걸고, 상담원 크리킷과 통화하게 된다. 크리킷의 목소리에 반하게 된 킴은 그녀와 지속적인 만남을 갖기 위해 야구 코치 재킷 구입을 목적으로 여러번 통화하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결국 서로에 대한 강한 끌림은 결혼으로로까지 이어진다.

 

'검은 머리가 파 뿌리 될때까지 사랑하면서 살라'는 결혼 서약처럼 영원할 것 같던 두사람의 사랑에 위기가 찾아 온다. 추수감사절을 처가 식구와 보내기 위해 떠난 여행길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크리킷은 부분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킴과의 만남부터 결혼까지의 기억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킴 또한 교통사고로 성치않은 몸이지만 아내 크리킷의 재활치료와 기억을 회복시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지만 오히려 크리킷은 킴에게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크리킷에게 킴이란 존재는 그저 낯선 남자일뿐이다. 결혼사진을 보여주어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크리킷에게는 그 어떤 기억도 되살릴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지루한 두사람의 갈등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 같더니 킴에게 결혼할때의 '서약'이 뇌리를 스치고, 그녀에게 기억을 되살리려는 노력보다는 그녀와 킴이 처음 만났던 연애시절로 돌아가기로 한다. 역시나 치료사로서의 남편보다는 다정한 연인으로 보게 된 킴의 모습에 크리킷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기억을 되돌림보다는 두사람만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내면서 사랑을 다시 찾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크리킷보다는 킴의 사랑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변함없는 사랑과 애정을 보여주는 킴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이란 이런거구나..많은 부부들이 결혼할때 주례사앞에서 '죽을때까지 서로 사랑하라'는 서약에 맹세하지만 그 사랑의 감정을 끝까지 이어가는 부부들이 얼마나 있을까? 부부는 사랑이란 감정보다는 정으로 살아간다는 말에 공감을 하는 내게 이 책은 부부의 새로운 정의를 내려주었다. 정 보다는 사랑이 그리고 변치않는 믿음이 두 사람을 부부로 다시 맺어주었다. 사랑이 변했다기 보다는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종교적인 색채가 너무 강하다는 느낌만 빼고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