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아내]란 우화적인 제목도 호기심이었지만 '그녀는 문학사에 남을 대단한 작가'란 찬사가 더 눈에 띄어 읽게 된 책이다. 하지만 문단의 찬사만큼 마음에 쏙~ 들어온 작품은 아니었지만 스토리는 25살의 작가가 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외할아버지와 유독 친말한 관계를 이어갔던 주인공 나탈리아가 네살때 할아버지와 호랑이를 보러 동물원을 방문햇다 호랑이가 사육사를 공격했던 장면을 떠올리는 모습부터 그려진다. 시간은 흘러 의사가 된 나탈리아가 친구와 함께 국토횡단 여행을 떠나던 중 외할머니로부터 외할아버지가 나탈리아를 만나러 간다며 나가셔서 낯선도시 즈드레브코브라는 도시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또한 할아버지의 유품은 돌아오지 않았으니 나탈리아가 찾아주기를 바라고 계셨다. 나탈리아는 할아버지가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시던 '정글북'과 나머지 유퓸들을 되찾기 위해 길을 떠나면서 할아버지가 들려주셧던 신비로운 이야기 '호랑이의 아내'와 '영원히 죽지 않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세계 2차대전의 발발지였던 발칸반도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셨던 시절 할아버지는 죽지 않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남자의 말을 믿을 수 없었던 할아버지는 그 사람과 내기를 걸게 된다. 자신이 정말로 죽지 않는 남자임을 증명하면 할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물건을 남자에게 주기로 한다. 할아버지는 남자를 호수에 빠뜨리지만 몇시간 후 남자는 할아버지 앞에 다시 나타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정글북을 그 사람에게 줄 수가 없다.

 

숙부와의 약속을 어기고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는 숙부의 저주로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갈 운명에 놓인다. 죽지 않은 남자를 따라나선 여자를 대신해 귀머거리인 그녀의 여동생과 결혼하게 된 백정은 화가나 귀머거리 아내에게 폭력과 폭언를 일삼는다. 치유의 기술을 얻고 싶은 약제사는 죽기 직전까지 가게 된 그 여인을 치료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중도에 치료를 그만두게 된다. 그 후 감쪽같이 사라진 백정과 임신한 몸으로 홀로남은 귀머거리 여인은 전쟁 중 폭격으로 우리를 빠져나온 호랑이를 돌봐준다.

 

처음엔 호랑이의 아내와 죽지않는 남자의 이야기가 전혀 연관성 없는 별개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두이야기는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평생을 죽지않고 살아가야 하는 남자..처음에는 좋을 것 같았지만 그 남자의 삶을 들여다보니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할아버지의 흔적을 쫓아가면서 나탈리아는 전쟁으로 상처만 가득한 도시와 사람들의 모습에 짠한 마음이 든다. 두 이야기 모두 할아버지가 겪으신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어찌보면 전쟁이란 특수한 상황에서 삶을 지탱하기 위한 버팀목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오랜 전쟁으로 삶의 터전과 가족들을 잃어버린 그들에게 미신이나 우화는 한 줄기의 희망이 될 수도 있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나탈리아의 현재의 시간과 할아버지의 과거 시간을 오가면서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조금만 더 스피드있게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