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고료 2011년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유령은 탈북자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탈북자를 소재로 한 작품은 처음이고, 예전 직장에서 탈북자와 함께 근무햇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언제부턴가 탈북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삶이 남한에서도 그리 녹록치는 않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탈북자 숫자가 적을때만 해도 탈북자들의 생활은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집과 직장을 정부에서 제공해 주었고, 회사 일보다는 주로 강연회 등에 많이 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탈북자들의 이야기라 주제가 무겁겠구나 생각했는데 이건 주제를 떠나 내용을 이해하는 것 조차 힘에 버거웠다. 저자는 리니지 게임과 소설을 연계시키면서 줄거리를 이어가는데 리니지 게임을 전혀 모르는 내게는 한 줄 읽어나가는게 더디기만 했다. 주인공은 배고픔에 북한을 탈출해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건너왔지만 생각만큼 남한에서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지금은 리니지 게임 중독자로 피씨방에서 살고 있으며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짓지 못하고 유령처럼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탈북자들이 모여사는 집 앞 백석공원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으로 주인공이 지목당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추리소설이라면 살인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려내야 할텐데 이 책은 살인사건은 그저 하나의 소재의 불과하다.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탈북자들의 외롭고 고단한 삶이 그려지고 있어 마음을 아프게 한다.

 

탈북자들의 눈에 비친 남한의 삶은 자유롭지만 철저히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였다. 공동체 생활을 했던 탈북자들에게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남한에서 제공했던 정착금까지 모두 날리고 노숙자로 전락하거나 피씨방을 전전하는 등 남한 사회에서 유령처럼 떠도는 탈북자들의 어두운 삶을 그리고 있다. 

 

도대체 범인은 누굴까? 그 의문으로 마지막까지 읽어나갔는데도 밝혀지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그리움의 대상이 아닐까? 탈북자들이 외면한 북쪽이지만 그들에게는 마음 속에 생채기처럼 남아있는 그리움의 고향이다. 저자는 살인사건의 해결보다는 탈북자를 우리 사회의 이방인으로 대하기 보다는 한민족으로 그들의 외로움을 보듬어 안고 따뜻한 시선으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유령처럼 떠도는 삶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아갔음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