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장소설에는 복잡한 가족구성원의 관계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그 속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 책 또한 비슷한 소재를 담고 있다. 표지 그림속에 기타를 맨 소녀가 16살의 주인공 박초아이며 겉치레와 허영심 그리고 사기 기질이 농후한 36살의 엄마와 두번째 아빠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감성이 풍부한 일곱살 남동생 박청록이 엄마가 그토록 외치는 한뿌리 가족이다.

 

주인공 박초아는 타인을 위한 배려라고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한탕으로 큰 돈을 벌고자 하며, 주변시선 의식하지 않고 아무데서나 큰소리 치는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싫다. 엄마에게서 벗어나는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느날 계주가 도망가버리면서 계모임의 총무였던 엄마는 사기범으로 몰리고 온 집안에 빨간딱지가 붙는다. 엄마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 왔다고 생각했건만 청록이를 데리고 학교까지 쫓아오는 엄마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한뿌리를 강조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자식만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엄마의 신념에 결국 강제로 엄마 손에 이끌려 간 곳은 외할머니가 계신다는 솔섬이었다.

 

가출 이후 한 번도 찾지 않았던 솔섬을 찾은 엄마의 숨은 목적은 한방에 인생역전 할 수 있는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보물을 할머니로부터 되찾아오기 위함이다. 역시나 엄마의 생존 본능은 뛰어나다 못해 질리게 만든다. 그런 엄마를 할머니가 좋아할리 없지. 다행스럽게도 초아와 청록이는 손주들에게는 따뜻한 할머니와 마음 넉넉한 춘삼이 아저씨가 좋고 춘삼이 아저씨와 함께 살고 있는 또래 친구 시호가 있어 솔섬이 좋다. 엄마의 보물찾기 소동으로 조용하던 솔섬에 한바탕 홍역을 치르면서 할머니와 엄마사이에 알지 못했던 오해의 고리가 풀어지면서 조금이나마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실도피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던 초아 또한 시호와의 만남은 정체되어있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뜻깊은 여름을 보내게 된다. 초아의 가족에게는 짭조름한 여름날이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엄마가 그토록 외치던 한뿌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가는 달콤짭조름한 여름날이었다.

 

코믹하면서도 가슴 찡한 성장소설이다. 사라진 아빠와 쫓기는 엄마 품에서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청록이의 애어른 같은 모습에 가슴이 아려왔다. 그래도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청록이가 흔들리는 가족에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뿌리를 외치며 자식만은 보듬어 안으려는 초아 엄마의 신념에 박수를 보내면서 세 가족이 단란한 보금자리에서 행복하게 살았음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