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한가족의  이주 역사와 삶을 조명하는 디아스포라 소설의 범주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씨의 흩뿌려짐’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이는 집단적 망명에 의한 분산(分散) 또는 이산(離散)을 디아스포라(Diaspora)’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씨의 흩뿌려짐’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이는 집단적 망명에 의한 분산(分散) 또는 이산(離散)을 뜻하지만 단순한 공간적 이동이 아닌 역사적, 정치적, 종교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디아스포라 문학으로 구분될 수 있는 이 소설의  특별한 이유는 일제강점기에 제주도 출신 한 잠녀 가족이 일본 바다로 출가물질을 갔다가 도쿄 남쪽의 미야케지마 섬에 정착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근간을 이룬다는 점이다.  조선이 일본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독립을 하자마자 남북이 갈라진 뒤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제주에서 잠녀로 태어난 구월에서 시작하여, 그의 딸 해금, 해금의 아들 건일(켄), 건일의 딸 미유에 이르는 4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소설을 통해 과거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구월의 남편 박상지는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전쟁터인 나가사키에서 목숨을 잃는다. 해금네는 먹고 살기 위해 한국의 제주에서 일본의 미야케지마로 이주했고, 일본인의 텃세가 싫어 해금의 동생인 기영은 북한으로 떠나지만 이들에게 평화로운 삶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이민자의 삶과 연동된 고통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과 상처의 치유 가능성을 모색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아들을 위한 해금의 선택은 일본인 남편(후쿠오)을 맞아들이는 결심을 하고, 해금의 집안은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가지만 해금의 아들인 건일은 재일조선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성장통을 앓는다. 일본에서 재일한국인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나온다. 미유와 그의 아버지 건일의 이야기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재일동포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일본에서 제일한국인들을 불순하고 불온하다는 편견이 팽배하다는 점이다. 조선인으로 살고자 하는 해금과 일본인이 되고 싶은 켄 사이의 갈등관계를 지켜보면서 역사의 부침 속에서 갈등하는 개인의 삶의 궤적을 쫓으면서도, 상처를 헤집어내기보다는 공존과 평화를 전망하는 작가의 깊은 통찰과 역사의식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