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로다리...

'투명 인간이 되다'를 쓰신 잔니 로다리는

1970년 동화책의 노벨문학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은 대단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작가입니다. 



이 책은 가로 약 24cm * 세로 33.5cm 정도의 제법 큰 양장본이예요.

수묵화 같기도 한 물감의 번짐 효과가 멋스럽게 드러나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에 점선으로 표현한

투명인간이 된 토니노가 대롱대롱 매달려있네요.

 

누구나 어렸을 때 

"투명 인간이 된다면 어떨까?"하고

한 번 쯤은 생각해 보시지 않으셨나요?

작가는 그 순수함의 세계로 돌어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주인공인 토니노는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고 학교에 간 어느 날

'아, 내가 투명인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정말 현실이 되어버려요.

너무 재미있죠?

친구들과 선생님이 토니노를 못 알아채는 걸 알게 되자,

토니노는 신이 나서 친구들을 놀리기도 하며 한참 즐겁답니다.

하교하는 길의 지하철 안에서, 지나가던 빵가게 앞에서

투명인간이 된 토니노는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지요.

특히 지하철에서 토니노를 못 알아보고

엉덩이를 들이미는 아줌마 그림을 보곤

아이들이 얼마나 깔깔거리며 웃는지...^^

  

학교로 돌아간 토니노는 친구들이 자신을 못보고 지나치고,

집에 돌아오니 엄마도 자신을 못 알아보고

한층 신났던 토니노는 투명인간이 된 자신이 싫어져요.

급기야 훌쩍훌쩍 울며 집을 나와 공원으로 간 토니노...

그 곳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답니다.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 중에...

"사람들은 나처럼 늙은 사람을 봐주지 않아.

아이들은 내가 있는 줄도 모르지.

나는 투명인간이나 마찬가지야.

완전히 혼자거든."

이라는 말이 엄마인 저로 하여금 페이소스를 느끼게 했어요.

아마 글을 보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동감하시리라...

 

할아버지가 토니노를 알아본 후 그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요.

멀리서 엄마가 토니노를 보고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토니노는 할아버지께 감사의 말을 전한답니다.

 

제가 책을 다 보고 나서,

"시우야, 시우도 투명 인간이 되고 싶어?" 하니,

다섯살 시우는 투명 인간이 되고 싶대요.

투명 인간이 되면 뭘 제일 하고 싶은대? 하니까...

빵을 많이 먹고 싶대요 ㅋㅋㅋ

지금 빵을 사러 나갈 참이거든요.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부드럽게

붓으로 쓱쓱 문지른 것 같은

화려하면서도 밝고 익살스러운 그림들을 보는 재미 또한

놓칠 수 없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