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선생님의 "그림자 놀이"와 만났어요.

 

  이수지 선생님은 2008년 미국에 있을 때 "Wave"라는 책으로 먼저 알게 되었는데요... 이름에서 왠지 한국분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직접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후 정말 한국 사람이 맞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굉장히 기뻐했던 기억이 있는 작가분입니다.이 wave는 이후에 "파도야 놀자"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도 발간이 되기도 했지요.

 

거울속으로와 파도야 놀자에 이어 이번에 발간된 신간 '그림자 놀이'

 

  이 책은 가로 31cm * 세로 19cm의 조금은 가로가 긴 크기의 책이예요. 재미있게도 가로로 넘겨보는 책이랍니다. "딸깍" 하고 불을 켜니 허름한 창고의 모습이 보이네요. 제 딸아이는 창고 안의 물건들을 보고 이게 뭐냐고 질문하기가 바쁩니다. 그러면서 "엄마, 자전거는 왜 거꾸로 하고 있지?"하네요. "그러게... 재미있다. 그치? 우리 자전거가 무엇으로 변하나 함께 넘겨보자~"

 

  이 책은 앞서 설명드린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는 책이 아니라,아랫쪽에서 윗쪽으로 넘기면서 보는 책이예요. 윗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윗페이지는 현실의 세계가,이어서 나오는 아랫 페이지는 아이의 상상 속의 그림자 세계가 펼쳐집니다.

 

  아이의 손바닥은 새 한마리로, 자전거 바퀴는 보름달과 초승달로...창고에 있는 물건들의 그림자가 상상 속에서 무언가로 바뀌어가는 과정이 너무 흥미로워요. 아이 눈도 함께 따라가며 반짝반짝~

 

  이 책이 더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저 창고 안의 물건들의 그림자가 뭔가로 변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림을 통해 스펙터클하기까지 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엄마와 아이가 그림을 보면서 오늘과 내일, 또 모레 무한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 큰 묘미인 것 같아요.

 

  마지막에 엄마의 "저녁먹자!"는 소리에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냈던 창고는 다시 순식간에 현실로 돌아옵니다. 우리 딸이 묻네요. "엄마, 악어랑 코끼리랑, 토끼랑 모두모두 어디갔어?" "글쎄...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갔을까? 딸아...네 상상 속으로 들어가있지... 하고 혼자말을 하고 마네요^^

 

  2002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작가답게, 목탄으로 그린 먹선 위에 흰색, 노란색, 검은색만 사용한스프레이 기법의 생동감 넘치게 그린 환상적인 그림까지 맛볼 수 있는 '귀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