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자기계발형 육아서를 모토로 출간된 육아 플래너를 읽어보게 되었어요. 큰 제목 아래 0~4세란 표기처럼 아이를 갓 낳았을 때부터 어느정도의 유아기를 거치는 동안 지혜로운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결혼을 준비할 때 웨딩 플래너가 있다면 육아를 할 땐 육아 플래너가 있다!!

   보통의 정적인 육아서에 비해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의 노스트레스를 중요시하는 이 육아플래너는 다소 쿨합니다. 임신 테스트 기의 두 줄을 확인하고서부터 모든 것이 그저 조심스럽고, 늘 민감함의 더듬이를 곧추 세우고 있는 엄마들에게 이런 저런 육아 전문 이론은 잊어버려라! 내 아이 자체에 포커싱을 맞춰라! 내 아이의 성향에 맞는 나만의 육아 시스템을 만들라!고 초지일관 주문하고 있습니다.

 수면/음식/건강/여행/의복/청결

대소변/예절/아들과 딸/친구/형제자매/조부모

공부/미술놀이/유아용품/휴가/홀로서기 등

무려 17개나 되는 육아 전반에 필요한 굵직굵직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요.

   저는 5세, 3세의 자매를 자녀로 두고 있어요. 둘째가 두 돌이 되어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이 두 녀석이 얼마나 싸워대는지 몰라요. 대부분은 안하무인인 둘째가 첫째가 가지고 놀고 있는 장난감이나 책을 빼앗으면서 다툼이 시작되는데, 횟수가 잦아 요즘 제 스트레스의 주된 요인이 되었답니다. 이 책에서도 명시했듯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노련한 중재자가 되어야하는데 그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지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다툼의 원인이 되는 장난감의 '타임아웃 공간'을 만들었어요. 아이들의 눈에는 보이지만 손이 닿을 수 없는 높은 공간에 반투명 박스를 놓고 아이들이 싸우면 그 장난감을 타임아웃 박스에 넣었어요. "안되겠다, 시우랑 제인이가 이 장난감으로 자꾸 다투니까, 이 장난감은 벌 받으러 가야겠어. 너, 장난감! 저 박스 속으로 들어가! 너 때문에 우리 시우랑 제인이가 자꾸 다투잖아~" 그러곤 문제의 장난감을 박스에 넣고 아이들의 마음을 좀 진정시킨 다음 화해를 시켜요. 서로 안아주면서 "내가 미안해... 욕심 안부릴께. 사이좋게 놀자~" 할 수 있도록요... 이 방법은 chapter 11 형제자매 편에 나오는 내용인데, 이 방법을 응용했더니 저희집 아이들은 빨리 중재가 되더라구요. 아직은 어려 다툼의 횟수를 줄일 순 없겠지만, 일단 중재가 쉽게 되지 확실히 저의 스트레스 지수는 많이 낮아졌습니다.

   책은 앞서 보셨듯 많은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깊이 있게 접근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깊이 있게까지 접근했다면 아마 엄청난 백과사전 두께의 책이 나왔겠지요. 아이를 갖고 부모가 된다는 설레임을 안고 있는 임산부부터 4세의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육아 전반에 걸친 노스트레스 양육법을 제시하고 있는 육아플래너!

   제일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저의 마음을 한 번 더 흔들어줍니다. 부모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해야 한다. 부모는 싱글일 때보다 더 빛나야 한다.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고 하지 말고, 현재 상태에서 가장 좋은 '나'가 되자! 아휴 어쩜 구구절절 제 마음을 후벼파는 글들인지... 현명하고 지혜로운 육아를 위해 나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해야함을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