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역사적 편견과 그 왜곡된 사회적 인식에 대한 중심잡기 아닐까? ‘마녀’는 작가의 의도된 역설의 언어처럼 보인다. 남성 편향적 사회에 대한 몰이해의 다른 표현으로서 말이다. 작가의 의지는 수줍어하며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에서야 비로소 이 사회의 여성성에 대한 결연한 희망의 의지를 보여준다.

코엘료의 작품이 의례히 그렇듯이 사랑, 행복, 기쁨, 아름다움의 지속되는 추구와 표현에도 불구하고 환희나 열정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다만 사유(思惟)의 진리에 대한 탐험이 무성하기 때문이 아닐까?

오랜 종속의 문명 속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의 미덕이란 드러내지 않는, 감추어짐의 미학으로 치부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유일신인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한쪽에 대한 적극적인 해설이 카톨릭 중심의 서구사회에서도 과학문명(특히, 다위니즘)의 종교적 틈새의 공략이라는 불안감의 팽배에 따라 그 새로운 신앙적, 영적 도전에 힘을 싣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인공 ‘아테나’(셰린)의 여성으로서의 인간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고 있다. 버려진 아이로서 중산층의 불임부부에 구원되고, 이후 하나의 독립적 개체로서 세상에 마주하는 여성이며, 이혼녀로서 오늘에도 여전히 종교(카톨릭)로부터 외면당하는 그래서 이러한 집단의식이 가지는 위선과 가식을 공개한다.

순수하게 자기내면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춤의 의식과 서필(書筆)로 드러내는 일체화된 자아의 표상을 통해서 가식 없는 영혼의 ‘아름다움’을 찾아간다. 즉, 개인으로서의 독립된 인간 스스로의 영적 교감을 체화하는 단계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특히, 자연에 깃든 영혼, 대지의 어머니에 대한 숭배로까지 비추어지는 이러한 개별의 개체적인 영적 경험은 기존 종교에 대한 대체적인 신념으로 제안되어지고 있는 듯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종교적, 신앙적 신념의 표상은 여성의 성적특성에 대한 설명의 배경일 뿐이다. 감춤 없이 드러내는 아름다움은 유혹의 다른 표현이다. 아테나의 아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 그리고 양어머니, 생모의 사랑에 대한 구절은 여성성의 지고한 표지로서 설명된다. 사회에서의 치열한 경쟁에 나선 여성들의 공허감과 외로움의 이면에 존재하는 그 허영과 위선의 포장으로 인한 고통은 아름다움, 사랑이라는 그리고 그것의 드러냄이라는 명료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명징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에서 여성이 여성성의 발현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미흡한 구석이 병존하고 있음을 ‘포르토벨로의 마녀(셰린-아테나)’가 살해되는 것으로 그 존재를 마무리 하는 것으로 상징한다. 그러나 작가는 ‘아테나’의 세상이 보다 세련된 형태로 수용되는 시기를 기다려 보겠다는 심산이며 그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숨겨진 경시청 애인의 서신을 독자들이 보게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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