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속 5센티미터> 1권 소개

 

시노하라 아카리는 도쿄의 한 초등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그 곳에서 1년 먼저 전학 온 토노 타카키를 만나 가까워지게 된다. 도서관에서 책을 같이 빌려 읽고, 같이 하교하고, 고양이와 같이 놀고, 벚꽃 길을 같이 거닐고,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고 내년에도 같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의 작은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하고 아카리가 다시 전학을 가게 되어 둘은 헤어지게 되는데⋯. 순수한 소년, 소녀가 만나고, 서투른 사랑을 깨닫고, 멀어진 거리만큼 멀어진 관계를 고요하고도 먹먹하게 표현하고 있는 만화.

 

 

■ <초속 5센티미터> 1권에 대한 개인적인 잡담

 

첫사랑이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감정이다. 어릴 적 느끼게 되는 그 떨림과 감정을 아이들은 자제하지 못하고 장난으로 표출되거나 묵묵히 바라보기만 한다. 알아도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 누구나 앓게 되는 성장통의 하나 일 것이다.

 

이 만화는 아카리와 타카키가 중심에 있는 만화다. 두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진행되며, 두 사람의 일기를 훔쳐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단순한 일상이라도 같이 있을 때와 헤어졌을 때의 차이가 묻어나는 표현과 단순히 만나고 싶다는 일념, 멀리 떨어져 지내면서 편지 속에 적어내지 못 한 진심, 그리고 좋아한다는 감정을 서투르지만 전달해내려는 두 사람의 모습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한다.

 

타카키마저 더 먼 곳으로 이사를 가 만나기가 더 힘들어지기 전에 둘은 꼭 만나기를 약속하고, 약속된 말 무심한 하늘에서 함박눈이 쏟아져 약속된 시간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한 타카키와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 준 아카리의 모습. 눈이 온 세상을 감추고 둘만 남은 세상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수줍은 입맞춤으로 대신한다.

 

초등학교에서 만나 중학생이 되어 사랑의 감정을 일깨우고 다시 멀리 떨어져 지내면서 둘 사이는 다시 서먹서먹해지는 관계가 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것이 이 만화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상 속에서 서로를 잊은 것 같지만, 가슴 한 편에 남아있는 첫사랑의 추억을 아직도 남아있는 듯 한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은 어떤 식으로 다시 만나게 될 지⋯

 

이 만화는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보진 않았지만, 만화만으로도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는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수성에 젖어 조용하고 차분하게,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그런 만화가 아닐까 싶다.

 

이미 완결권인 2권도 1권이랑 동시에 발매되었다. 두 사람의 결말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지 2권도 얼른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