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라면서 욕망을 누르고 학업에 정진할 것을 주문받는다. 놀고 싶고 쉬고 싶어도 다른 데 눈돌릴 틈 없이 좋은 성작으로 일류 대에 입학하기위해 욕망을 누르고 공부하라고 하고 싶은 것들은 참았다 대학가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회유책에 앞만 보며 대학에 입학하고 직장인이 되었지만 내면의 들끊는 욕망을 어쩌지 못하고 때론 탈선하는 이들으 종종보게 된다. 그들인들 욕망을 적절히 숨기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리 없지만 한 순간의 욕망을 참지못하고 패가 망신한 예는 수두룩하다. 그런 사례들을 보며 우리는 욕망을 잠재우는 법을 배운다. 사회적으로 출세한 사람 일수록 그 능력이 탁월하다 할 수 있다. 인간인 이상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렬한 욕망, 그것이 출세가 되었든 부나 명예가 됬든 상식의 선을 넘는 욕구든 말이다. 하다못해 남에게 좀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자 쎈척하는 과시욕구라도 가슴에 품고 살고들 있지 않는가. 하지만 교육의 탓인지 겉으로 보기에는 용케도 이런 욕구들을 꾹꾹 누르며 잘들 살고 있다. 저자인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의 신간 <욕망해도 괜찮아>에서 이런 통념들을 통째깨고 지극히 개인적인 면까지 고백한다. 평생을 계(戒·규범)의 세계에 속해 온 이 남자의 고백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자기 안의 색(色·욕망)을 발견하고, 그것을 인정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고도 과장됨 없이 만방에 고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드러내놓고 말하니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한다.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 세속적 성공에 이른 그의 말이기에 귀가 솔깃하다.

 

그동안 어찌나 욕망을 참으라는 말만 들어왔던지, 참는데는 이골이 난듯하지만 그의 고백을, 종교적 금기에 양다리 걸쳐가며 꾹꾹 눌러 온 온갖 욕망들을 과감히 고백하는 그의 솔직함에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는가 싶기도 하다. 2011년 10월부터 6개월에 걸쳐서<색, 계>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기에 온라인의 솔직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는 책에 계(戒) 와 색(色), 즉 규범과 욕망 사이에서 맴돌며 그 경계선에서만 머믓거리던 자신의 지난날의 모습을 회상하며 어린시절 성북동에서 살때 형은 일탈자요, 행동에 자유로운 존재였던 반면, 자신은 도덕적이며 범생이였으며 '계' 안에서 모범생의 길을 걸어 왔다며 형과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다. 그러면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공한 엘리뜨 계층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어 나간다.

 

" 인간은 강렬하게 욕망하면서도, 무엇을 욕망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존재" 라는 르네 지라르의 말처럼 인간이기에 용망이 꿈틀대는 것이며 그것이 지극히 정상이라 말하며 자신의 욕망을 숨김없이 고백한다. 금기시하는 혼전 순결이나 성과 더불어 말과 글과 살의 소통 중 몸을 맞대고 살을 섞고 사는 우리가 어째서 말과 글의 소통만이 중요하고 고상하다고 생각하는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 만큼이나 아름답고 중요한 것 역시 살의 소통이니 이를 즐기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도덕적 감시자로 계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채 살며 색과 계의 경계선에서 선을 넘어 가는 대신 기웃거리던 저자는 경계를 조금씩 넓히며 '자신과 다른 세계를 접하게 되면 그들에게 돌을 던지기 보다는 경계선을 넓히는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으로 터득하였다며 '너무 규범에 갇히지 말고, 살살 놀면서 살라'고 충고한다. 선, 넘을 수 없으면 넓히라고 말이다.

그동안 숨겨왔던 욕망을 끄집어내 헤집고 파헤친 그의 고백을 통해 저자는 너무 쉽게 돌을 집어 들지 말자, 고백에 귀 기울이는 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욕망을 억압하고 숨기거나 애써 부인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분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으려는 그의 노력으로 욕망을 끄집어내 담론화 시켰다. 그래서 국민 개개인이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가 된다면야 드러내 놓고 욕망해도 괜잖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