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난문쾌답

 

흐름출판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쓰는 리뷰입니다.

 

흐름출판으로부터 이 책을 받고 당황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책인가? 항상 쓰는 리뷰의 양도 안 나올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들만 담겨있는 것 같았다. 그냥 책을 읽기 않고 리뷰를 쓸까 생각까지도 하다가 어차피 얼마 되지 않는 분량이기에 그냥 읽었다. 초반에는 역시나 별 것도 없구나, 아무런 이미도 없이 그저 번지르르한 말들만 모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코웃음을 치면서 읽었다. 그런데 절반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생각이 완벽하게 달라졌다. 분명히 주저리주저리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는 책 보다 훨씬 낫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간단히 풀어낸다. 그러나 꽤나 단호한 어조로도 이야기한다. 분명히 우리와는 다른 일본인의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이 말들이 은근히 힘을 가진다. 사실 그렇게 깊이 있는 말들은 아닐 지도 모른다. 같은 작가의 다른 저서들에서 나왔던 좋은 말들을 모았기 때문이다. 문장이라는 것은 사실 그 문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뒤가 함께 있어야 더 많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난문쾌답]에서 내리는 답은 속이 시원하다. 오늘날 많은 물음에 대해서 정확히 대답하고 깔끔하게 답한다.

 

[난문쾌답]의 느낌이 이렇게 좋은 이유는 오히려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서일 것이다. 구구절절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 만큼 독자들이 알아서 그 문장을 어느 정도 해석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해석하는 상황에서 실제 사회의 모습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생각과 얼마나 닮은 건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은근히 재밌다. 게다가 제목처럼 책은 대답을 하는데 그렇게 많은 고미을 하거나 망설이지는 않는다. 정말로 시원한 대답이 이어진ㄷ. 내가 그렇게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대신 이야기를 해주는 것인데도 이렇게 기분이 좋아질 줄이야. 그렇다고 상식이 없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그리고 이성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으니 말이다. 요즘에는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는 거야? 라고 말을 할 상황들이 많다. 요즘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감성보다 이성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이처럼 논리적인 책을 만나게 되니 이것 자체만으로도 참 행복한 기분이다.

 

그러나 너무 내용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분명히 치명적인 약점이다. 분명히 읽다보면 생각할 것도 많아지고 그렇게 가볍기만 한 책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처음 책장만 펼치고 책을 구매하기에는 가격을 대비해서 내용이 없어 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을 접하지 않았다면 좋은 문장이기는 하지만 쉽게 다가오기는 어렵다는 것 역시 그러한 부분이다. 비슷한 느낌의 조금 더 유쾌한 책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이외수’작가의 [하악하악]이 있는데 우리는 이미 ‘이외수’라는 사람이 어떤 분인지를 알고 있기에 익숙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난문쾌답] 역시 대단한 작가가 쓴 책이기는 하지만 일본 사람이라는 점과,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 등은 낯설다. 게다가 일부러 강한 느낌의 문장만을 뽑아내다 보니까 너무 단단하기만 한 느낌이다. 분명히 같은 도서에세 족므 더 부드러운 분위기가 묻어나기도 했을 텐데 아쉽다.

 

일단 정말 한 달음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 페이지에 짧게는 한 문장까지만 적혀 있으니 평소에 읽는 것이 느린 사람들이라도 혹은 책을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분명히 내용 자체에는 큰 무언가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읽으면 많은 것을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억지스럽지도 않으니 좋다.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 위해서 궤변을 늘어놓는 것도 아니다. 분명히 상식적인 선에서 이야기를 한다. 물론 이 상식이라는 것이 통하지 않는 시대인 만큼 이 느낌이 더욱 강력하다. 책값은 쉽게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기는 하지만 선물하기에는 좋은 책이다. 다른 도서에 비해서 취향 같은 것이 심하게 갈리지도 않으니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를 더욱 효과적이고 간단하게 풀어내는 이 책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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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재의 러블리 플레이스 http://blog.daum.net/pung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