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고 나면 일은 곧 그 사람의 삶이 되어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장은 경제적 여건뿐만 아니라 자아성취, 인간관계 등 삶의 수많은 것들을 결정짓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점점 수명은 늘어나고 세상은 빨리 변화하게 되면서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전형적인 패턴이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한 노후를 대비해 어떻게 커리어를 쌓고 삶을 이루어내야 할까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은 직장 분위기나 업무방식이 꽤 유사한 거 같다. 개인보다는 조직 문화를 보다 강조하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요시하며, 근무시간을 얼마나 정확히 잘 지키는지는 가장 기본적인 평가지표가 된다. 개인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보다는 둥글둥글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사람을 더 선호하는 것도. 물론 요즘은 탄력적으로 자율 근무시간제를 운영하기도 하고, 창의성을 존중하기 위해 예전보다 개인의 자율성을 보다 존중해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세계 1위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업무방식>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업무방식을 미래형 업무방식이라 소개하고 있다. 글쎄, 미래형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근무환경이 보다 자유롭고 유연하며 개인을 존중하는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그 차이를 '조직'이 아닌 '개인', '대규모'가 아닌 '벤처', '상하 사회'가 아닌 '수평 사회', '계속'이 아닌 '변화' 등으로 비교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정해진 정답은 없으니 그냥 직관을 믿고 일단 시도하라, 안정과 균형도 좋지만 때로 변화에 몸을 맡겨 보다 보면 우발적인 일들이 일어나게 되면서, 그 우연이 또 다른 커리어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것에는 꽤 공감했다. 기회를 만들고 싶으면 그대로 안주하지 말고 여기저기 둘러보고 직접 뛰어들어 봐야 한다. 그러면 뜻밖의 우발적인 기회가 다가오게 될 것이고, 사실 우연처럼 다가오는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준비된 자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조직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면 더 책임감과 행복감, 성취감도 크지 않을까. 그리고 실패 역시 재이용하고 조정하며 좋은 경험으로 인식할 뿐, 헛수고로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점은 분명 우리도 앞으로 지향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실리콘밸리의 업무 방식과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들의 방식을 받아들이자 뭐 이런 취지의 글이 아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실리콘밸리 취직 계획과 취업활동 작전 등에 대해 설명하며 새로운 업무방식을 꿈꾼다면, 보다 빨리 실천하고 싶다면 미국에 가는 계획도 고려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이 아니면 자녀를 상상하면서라도 한 번 가볍게 읽어보라고. 사실 일반적인 가이드라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까는 조금 의문이지만, 실리콘밸리행이나 창업을 꿈꾼다면, 혹은 현재 변화의 욕구를 강하게 느끼고 있는 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혹시 아는가, 이 책이 계기가 되어 당신을 행동하게 하고, 그렇게 생겨난 우발적 우연이 당신을 다른 길로 인도하게 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