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의 구두와 바지자락이 보였다.
" 미안합니다! 어, 어떻게 됏나요? 구급차.. 통화는 됐나요? "
[대충, 어떻게 됐소]
" 고맙습니다! 아, 살았다. 거기 아이가 보이나요? "
[여자애가 쓰러져 있소]
" 죄송합니다. 상태를 좀 봐주실 수 없을까요? 부탁드립니다 "
[누가 말이오?]
" 네? ...  당신이 말입니다 "
남자는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아미가 있는 쪽으로 갔다. [힘이 없군]
" 아, 어떡해, 어떡하지.... 아미라고 해요. 말 좀 걸어봐 주실래요? 의식은 있나요? 아미! "
[글쎄...  어떨라나. 잘 모르겠는걸...  난 의사가 아니거든]
" 부탁이에요! 말을 걸어주시기만 해도 돼요. 손을 잡아 안심시켜주세요. 부탁해요! "
[손을 대는 건 좀 그러네. 의외로 더러운 것 같거든. 그게.. 기분이 나쁜걸]
"아니 그런.. 그럼 엄마가 바로 옆에 있으니까 괜찮다고 말해줘요. 엄마도 아저씨도 괜찮다고 "
[그건 좀 그렇지 않아? 당신, 피투성이잖아. 그리 괜찮아 보이지 않는걸]
" 거짓말이라도 좋습니다. 용기를 주세요 "
[당신들, 죽어가는 애한테 거짓말을 하라는 거야?]
" 네? 무슨 소립니까? 당연한 거 아닙니까? "
[아니, 무슨 소리야. 내가 곧 죽을 애한테 거짓말을 해야 한다니... ]
본문 '남의일' 중에서

 

 

** 여러 단편으로 엮어진 공포소설이긴 한데...
무서움을 주기 보다는 굉장히 미묘한 감상만을 남겨주어서 공포소설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이 책의 제목이자 첫번째 글인 '남의 일'을 제외하고는 딱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없다
교통사고로 전복된 차안에 갇힌 남자와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대화중심으로 쓰여진 글인데 굉장히 - 음...
뭐라 딱 잘라 말할수 없는 느낌이지만 왠지 모르게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재밌다거나 무섭다거나 하는 일반적인 느낌이 아닌]

사실 겉표지 보고 얼마나 무서운지[라고 적고 재밌는지 라고 읽는다] 한 번 보자. 하고 샀는데 ... 슬프다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