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가 최초의 전래동화.

어쩐 일인지 스스로 읽겠다고 이 책을 서슴없이 들고 왔어요.

 

제가 참 깜짝 놀랐습니다.

책 편식이 심한터라 이걸 보리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거든요.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네요.

또 한가지 익슥한 그림이 아니라 더욱 그랬지요. 자기도 좀 무섭다고 했거든요.

 

 

           복타러 간 총각            

 

 

아무튼 읽어주기 전, 저를 놀라게 한 전래동화 복타러 간 총각입니다. ^^

이 책은 비룡소의 전래동화집 시리즈로 25번째 책입니다.

 

 

어렸을 적 전 참 창작동화집보다도 전래동화집을 참 좋아했습니다.

글을 깨치고 나서는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오는 꽤 두꺼운 전래동화모음집을 자기전 손에 놓치않고 잠이 들곤 했었거든요.

제 어렸을 적 전래동화엔 상상도 있었고, 옛 사람들 생각에 대한 막연한 동경같은 것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복타러 간 총각 내용은 저도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어요.

 

먼저, 내용을 살펴보면,

 

옛날 옛적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선재라는 가난한 총각네 집에 박복한 복색에 할아버지가 매일같이 죽을 얻어 먹으러 옵니다.

 

집이 가난하여 밥도 아니고, 죽이고, 그나마 어머니와 총각 둘이 먹는 양을 셋으로 나누어 먹어야만 했는데,

눈치도 없이 이 할아버지는 매일 같아 찾아와요.

 

어느날, 할아버지께 자신은 왜 가난한지 어떻하면 잘 살수 있는지 물어보는데,

할아버지는 복을 타면 잘 살 수 있고, 서쪽나라에서 가면 복을 탈수 있다고 해서 그날로 복타러 길을 나서죠.

 

선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길을 나섭니다.

 

산 넘고, 물건너 그곳으로 가는동안, 예쁜 색시, 또 아이들, 용을 만나 신세도 지게되고,

어디로 가는지 알게된 그들로부터 부탁을 하나씩 받게 됩니다.

 

그렇게 또 길을 나섭니다.

우여곡절끝에 마침내 만나게 된 서쪽하늘 서쪾나라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죽을 얻어먹으러 왔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지요. 선인이었던 거에요.

 

자신들 먹을 거리조차 여의치 않았던 죽을 불평 한마디없이 나누어 주었던 착한 마음과 행동으로 덕을 쌓아, 그 결실로 선인도 도와주려했었던것인가 봅니다.

 

복을 타러 온갖가지 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왔다는 말에, 할아버지는 참 허무한 대답을 해주시지요.

"어디 정해진 복이 따로 있다더냐? 여기까지 걸어온 그 정성으로 살다보면, 복을 받는 날이 있겠지."

 

그래요.

살다보면 나는 왜 복이 이것밖에 없나,

다른 이들은 도대체 무슨 복이 많아서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때가 있잖아요.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보니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 문든 생각이 나더라구요.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서 살아가면, 그 과정에서 우린 느끼고 시행착오도 하고 그러는 중에 깨닫고 자기 발전을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담고,

그렇게 한세상 사는 것인데, 삶이란 그 자체가 복 받는 삶인 것을요.

 

선재 총각은 선문답 같은 대답을 들은 후, 말문이 막혀서 대꾸도 못하지만

오면서 부탁받은 일에 대해서도 물어봐줍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그 대답을 가르쳐주고 그들로부터 금덩이, 여의주, 그리고 예쁜 색시까지 하나씩 얻어 돌아오게 됩니다.

 

복타러 갈만 합니다. ^^

 

특히 그림을 보게되면, 흔치 않은 그림인데, 종이판화 기법이래요.

판화의 질감 느낌이 이색적입니다. 종이로 하나하나 오려 붙이고, 찍어내고 그 위에 색칠하고...손이 정말 많이 가는 정성의 그림이 내는 느낌이 대단합니다.

 

특히 바다같은 강을 건너는 용의 모습이 나오는 이 부분이 정말 멋지지요.

경박하지 않으면서 예스럽고 그래서 전래동화의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 것 같아요.

 

낯선 그림의 느낌이 모모에게는 조금 무서웠나 봅니다.

하지만 이내 이야기에 빠져서 새로운 그림을 받아들이는 모양새입니다.

자꾸 자꾸 읽어달라고 가져오거든요.

 

그림뿐만 아니라, 읽어주는데 그 말맛이 정말 재미납니다. 이것을 입말체라고 하네요.

본문 내용을 보면,

 

 

아주 먼 옛날, 선재라는 총각이 살았어.

어머니하고 단둘이 사는데, 너무 가난해.

선재는 짚신을 삼고 어머니는 산나물을 뜯어.

장에 내다 팔아 먹고사는데, 매일가팅 죽이야.

고기가 다 뭐야, 선재는 태어나서 쌀밥 한 번 구경을 못했어.

그러던 어느 날, 어떤 할아버지가 선재네 집에 밥을 얻어먹으러 왔어.

 

 

정말 옆에서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 들려주는 것 같죠?

저도 읽어주면서, 이 글맛에 글밥이 많은 줄도 모르고 금새 읽어줄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소감        

 

 

네 살바기 모모에게 가난하다는 것, 금덩이, 짚신, 사립문, 총각, 색시, 복 등과 같은 단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투성이로 시작한 첫 전래동화집.

 

처음엔 가난하다는 건 이런 거야 하면서 설명을 하다가 이내 저도 지치고 해서 그저 글맛, 그림맛으로 여러번 읽어주었는데요, 이러면서 조금씩 익숙해져가는 거겠지요?

 

참, 다행입니다. 전래동화집 시작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흥미롭게 모모에게 다가갈 수 있어서요.

 

 

<참고>

 

편집자 리뷰     복 타러 간 총각 이야기는 신에게 복을 구하는‘구복설화’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뿐 아니라 유럽에도 널리 분포되어 있다. 장철문 작가는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서천서역국이라 불리는 신령스러운 공간을‘서쪽하늘 서쪽나라’로 고쳐 쓰고, 총각에게는 선재라는 이름을 붙였다. 선재라는 이름은 불화에서 부처님 발밑에 엎드린 선재동자에서 따 온 것인데, 선재동자는 부처의 진리를 찾아 여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은 소년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죄를 지어 땅에 유배 내려온 여인, 땅에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아이들, 서쪽나라에 나타난 거지 할아버지 등 샤먼 신화와 도교, 불교적인 인물들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자기 운명과 처지에 머물지 않고, 용기 있게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남을 도우면서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는 선재의 모습이 아이들의 마음에 남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복에 대한 조상들의 생각이 담긴 이 이야기는 복이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짓는 것이며, 다른 사람을 돕고 함께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어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자기 행복만을 추구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많은 어른들에게도 진정한 복과 행복에 대한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bir.co.kr/book/72945/

 

 

 

Info

 

복 타러 간 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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