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서 별로 다루지 않았던 역사의 사소한 부분들을 재미있게 다룬 책이다. 작가은 필명인지, 아니면 창작집단인지 알 수는 없는데, 재미를 다루는 책이니만큼 깊이는 떨어진다. 그저 보통의 무거운 역사책이 지겨울 때 가볍게 한 번 훓어보면 좋은 책이다. 역사의 뒤안길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방송 뉴스 리포트 식으로 구성했으니까, 이런 일도 있구나 정도로 넘어가면 되는 책. 특별히 아주 새롭게 발굴한 것은 별로 없고, 기존의 인식에서 흔히 그냥 넘어가던 것 중에서 새롭게 짚어 볼만한 것들을 주로 주제로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조선 국왕의 비자금에 대한 설명이나 조선 관리의 지각이나 뇌물에 대한 처벌은 현재를 되돌아 보게도 하고, 그 밖의 연산군의  폭정과 관계된 흥청에 대한 이야기나, 논개가 기생 출신이 아니라는 이야기, 세종대왕의 며느리로 왕세자빈 시절 쫓겨난 봉씨가 레즈비언이었다는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역사의 잡기들을 다루는 책에서 이미 많이 다룬 주제라서 좀 식상한 느낌이 드리도 하고.....

때로는 저자의 한계가 드러나기도 하는데. 고려말 성리학을 들여온 안향의 예를 들면서 내시라고 해서 수염이 없거나 체격이 왜소한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끙, 고려시대의 내시는 소위 말하는 거세된 환관이 아니라 권문세족 명문가의 자제로 왕을 가까이 모시는 내시부에 소속된 건강한 보통의 남성들이었다. 이것이 이후에 왕을 모시는 환관들의 소속 관청의 이름을 내시부로 바꾸면서 조선시대에는 환관을 내시로 부르게 되는 것이니, 안향을 환관의 예로 든 것은 실수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