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주인공인 모건은 작가인 콜린 매컬로의 남편의 조상인 실제 인물이란다. 흠, 혈연이 섞여서인가, 마치 사람같지 않은 뛰어난 성격과 능력이 조금 거슬리기는 한다.

2권에서는 노예선을 타고 근 1년 가까운 항해를 했던 죄수들의 본격적인 오스트레일리아 정착기가 그려진다. 항해를 하는 동안도 마찬가지이지만 본격적으로 정착촌을 건설하는 과정에서도 부패한 정부와 탐욕스러운 상인과 관리 등의 농간으로 인한 죄수들의 식량 착취, 형편없는 배급물자의 지원, 주먹구구식 계획으로 인한 위기 등등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보여지는 짜증스러운 관료주의와 부패가 드러난다. 그런가하면 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그곳에 지상낙원을 건설하려는 꿈만 가득한 낭만적인 관료도 있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군림하던 대영제국의 세계 확장기도 이런 여러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서양의 역사책에서는 흔히 이 시기 영국의 모습을 활기에 가득찬 새로운 모험심과 능률과 효율을 중시하면서 야만(?)의 지역들을 자본주의와 기독교로 정화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우아하지는 않다. 죄수들의 의사를 묻는다는 것이 그 시기에 가능하지 않은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남자 죄수와 여자 죄수를 섞어 놓고 가족을 이루는 모습도 흥미롭다. 그 속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는 고지식하고 답답한 목사의 모습도 재미있고.....

이 시기 해군은 대영제국의 해외침략을 진두지휘하는 폼나는 직업이었던 반면, 해병은 각종 시정잡배들의 도피처였다는 것도 미처 몰랐던 일이고....

철저하게 유럽인의 관점에서 오스트레일리아 정착민의 삶을 다루었다는 점은 아쉽기만 하다. 이들에게 밀려난 원주민의 모습은 가끔, 정말 가끔 적개심을 가진 모습으로 살짝 보이기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