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이 작가의 "가시나무새"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집어들은 책이다. "가시나무새" 만큼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작가가 이전 작품에서 다루었던 것과 비슷한 호주개척사(원주민에게는 약탈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1권에서는 아직 호주는 나오지 않는다. 미국 독립전쟁이 일어나는 와중, 영국의 어려움이 그려진다. 미국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경제적 어려움, 해외로의 인구송출이 되지 않으면서 인구압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문제, 요 시기 죄수들의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사형도 그렇게 많이 늘어났단다. 그런가하면 죄수들을 몰래 노예로 팔아버리기도 하고. 어쨌든 과잉인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 때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갓 발견한(이 것도 유럽인의 입장이기는 하다) 오스트레일리아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포장되어 선전되기는 하지만, 실체는 어떤지 아무도 모르는 땅.......

모건이라는 주인공의 인생보다는 이 무렵 영국의 상황이 훨씬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모건의 집안이 경영하는 술집을 배경으로 보이는 영국의 하층민들의 삶, 조세제도, 감옥제도, 심지어는 죄수들의 수송모습까지 이전에는 몰랐던 한 시대의 뒤안길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힘있는 자의 조세포탈, 그것을 고발한 주인공이 음모에 빠져서 결국은 감옥에 갇히는 과정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권력을 가진 자와 싸우는 것은 참 쉽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