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소설이라기 보다는 마치 고전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햄릿의 스토리와 비슷한 삼촌의 아버지 살해, 어머니가 점차 삼촌과 가까워지고 그 속에서 분노하는 소년. 우연한 사고로 일어난 또다른 사망사건, 등등. 그런가 하면 작가가 책 속에서 자주 인용하는 <정글북>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 싶어했듯이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인 개들의 시선, 개들의 생각, 개들의 삶에 대한 철학(?)도 이 책의 주요한 모티브인듯 하다.

책의 첫 머리에 갑자기 한국전쟁 무렵의 부산의 풍경이 묘사되어서 깜짝 놀랐는데, 이후 스토리의 전개와 한국의 아무 상관이 없었다. ㅋㅋ

태어날 때부터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듣는 것은 상관없다), 다른 방식으로 뛰어난 소통능력과 언어능력을 가진 에드거라는 소년과 특별한 종류의 개를 기르고 훈련하고 교배하는 개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삼촌 클로드(역은 악역이지만, 딱히 악한이라고 이름짓기에는 좀 난감한 느낌..... 클로드의 시선에서도 이야기가 진행되기는 하지만, 마음 속의 생각일 뿐, 왜 형을 죽였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서 여운이 남는다)와 이웃들(처음에는 에드거의 아버지와, 나중에는 클로드와 사업관계를 맺다가 불운한 죽음을 맞은 수의사, 클로드의 유혹에 넘어가 끝내 엄청난 불행을 일으키는 수의사의 아들인 경찰관, 소통에는 어색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인 에드거가 가출 중에 만난 헨리, 그리고 현실 너머의 세계를 보는 신비한 할머니) 등....

책의 내용은 에드거의 성장소설이자, 개를 통해 상징되는 땅과 자연에 대한 찬가이고, 삼촌인 클로드의 살인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을 덮고도 한참동안 여운이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