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는 바둑을 좋아한다

그래서 주말이면 눈뜨기 무섭게 바둑판을 들고와 아빠에게 바둑을 두자고 졸라댄다

아직은 어리고 서툴기에 접바둑을 두고 있지만

미리 놓여지는 바둑돌의 수가 하나씩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하나씩 둘어드는 바둑돌의 수를 보며

아이가 또 이만큼 성장했구나를 느끼게 된다

눈에 보이는 몸의 성장과는 또다른 아이의 성장으 바라볼때면

흐뭇하면서 또한 뿌듯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지난 주말 아이는 또 바둑돌 하나를 줄였다

아이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니 아이의 입에서 엄마덕분이라며 감사하다는 인사가 흘러 나온다

무슨 뜻인지를 물으니 엄마가 보다가 놓아둔 바둑책을 본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한다

내가 읽다가 놓아둔 이 책 '인생의 한수를 두다'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표지만 보고도 바둑책인것을 알고 읽어 보았더니 바둑을 두는데 많은 도움이 되더란다

사실 내가 이 책을 택한 가장 큰 이유가 큰아이때문이었었다

바둑을 좋아하지만 글로 읽은 기술만 생각하고 이기고자 하는 마음에 조급해하니

아이에게 바둑의 참 의미를 깨우치도록 해주고 싶었다

아직은 어리기에 이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큰 뜻만이라도 마음에 담아

바둑을 두면서 그안에서 삶의 교훈을 조금씩 깨달아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아이가 먼저 이 책을 읽고 그 의미를 조금은 알겠다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아이에게 가장 알려주고 싶었던 항목은 첫째장인 '부득탐승'

이기기 위해서는 이기고자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욕심은 나를 조급하게하고 작은것에 집착하게하고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만든다

그러니 이기기 위해서는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 놓을 줄 알아야 한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바둑을 둘때 마음에 새겨야할 열가지 비결(위기십결)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위기십결의 내용들은 모두 바둑을위한 교훈들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마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이야기들처럼 들려온다

공피고아(공격할때는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

사소취대(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세고취화(세력이 약하면 평화를 택하라)

이러한 교훈들을 저자는 좀 더 깊이있게 그 뜻을 설명하고 관련된 내용의 글을 인용하기도 하며

짧으면서도 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욕심과 집착이 일을 어떻게 그르치게 만드는지, 조화와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것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지 성공과 실패란 무엇인지...

이많은 이야기들을 작가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용글(무미예찬,노자/장자, 호산외기 등)을

함께 보여주어 글 한줄에서 여러가지를 느끼고 생각하게 한다

그 중 내게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했던 한 문장이 있다

"중요한 것은 실패가 아니라 그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우는가입니다. 실패에 주저앉을 때 실패는 삶을 망칩니다. 하지만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다시 도전할 때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 됩니다"

실패를 통해 주저 앉아 삶을 망칠것인가 다시 도전하여 성공의 밑거름으로 만들것인가는

온전히 내 선택의 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