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문학작품속에 등장하는 33쌍의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만을 뽑아내어 저자인 이주향 교수의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랑의 커플들은 하나같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름들이다 닥터 지바고의 지바고와 라라 부활의 네흘류도프와 카튜샤 좁은문의 알리사와 제롬등..
이처럼 이 책에는 그동안 우리가 문학작품속에서 자주 보고 느꼈던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담아내고있는데 이들의 모습은 사랑이 사람을 아름답게 한다는 말을 다시금 느끼게할 만큼 아름답고 때로는 처절하기까지한 사랑을 하는 인물들이다
그런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저자의 전공을 살려 조금은 철학적인 시각으로 주인공들의 모습을통해  삶에대한 우리의 자세를 이야기하려 했던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런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기에 춘향전편에서는 이몽룡이아닌 변학도를 전면에 내세우고 그를통해 그가 춘향의 진실을 짓밟음으로써 결국 그의 진실성또한 배려받지 못한 관계의 미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지 이성간의 사랑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커플들의 수만큼이나 그 사랑의 모습또한 다양하게 펼쳐진다
파괴적 열정을 지난 사랑, 단 사흘간 불꽃같은 열정을 쏟아낸사랑, 전쟁을 불사한 사랑도 있다
그리고 또 때로는 남녀관계를 성적인 배타성으로만 설명하려드는것은 편견이라 말하는 클라라의 말처럼 단순한 남녀의 사랑이 아닌 이성을 초월한 신성적 사랑도 있고 분노때문에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감싸안은 사랑도 있고 사람과 사람이 아닌 사람과 장미와의 사랑까지도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모습들이 등장하니 사랑이라는 주제이기는 하나 결국 우리의 삶의 모습까지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처럼 다양한 그들의 사랑의 모습이 비단 문학작품속에서만 등장하는 픽션만은 아닐것이다 비록 문학작품속의 인물들이라고는하나 그또한 현실의 모습이 투영된 인물들이니 그들의 사랑에대한 행동과 생각역시 현실속 누군가의 모습을 그대로 녹인 인물들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모습이 나일수도 있고 혹은 내 주변의 누군가의 모습일수도 있기에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사랑앞에서 함께 눈물 흘리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가슴아파 했었던 것이 아닐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오래전 추억속의 앨범을 뒤적거리는 느낌이 들었던 것 또한
내 옛사랑의 모습에대한 발견이자 그시절 그 작품속의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느꼈었던 그 시간의 행복 혹은 돌아올수 없는 나의 젊음과 시간 그리고 열정에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함께하는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이 책에는 한 커플의 사랑에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그 커플의 여주인공과의 대화가 실린 가상 인터뷰라는 코너가 구성되어있다
이 코너는 말그대로 인터뷰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꾸며낸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코너를 통해 그녀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이면을 볼 수 있었기에 그 작품을 읽으며 내가 홀로 생각했던 그녀의 사랑에 대한 시선을 조금은 다른 방향에서 바라 볼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우면서도 너무나 마음에 드는 코너였다
이렇듯 수많은 커플들의 사랑을 함께 느끼다 보니 책 한권이 순식간에 끝이 난다
그런데 책을 덮고나니 이 책의 표지사진이 다시금 눈에 들어온다
책의 표지로 쓰인 사진은 열다섯명의 커플들이 격정적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찍어 한장으로 겹쳐놓은것이라 한다
단 한장의 사진이었다면 어떠한 느낌이었을까 그저 한낱 통속적이고 불편한 느낌의 그저 그런 사랑을 표현한 사진으로 그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사랑의 모습을 여러장 겹침으로써 그들의 사랑이 전혀 다른 모습이면서도 또한 조금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사진으로 변모했다
내게는 이 책의 내용역시 이러한 책표지 사진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않았다
한 커플만을 놓고 본다면 그저 그런  사랑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이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한곳에 모아 펼침으로써 그 사랑이 좀 더 절실하고 아름다우며 더욱 극적인사랑 그래서 더  사랑다운 사랑으로 다가오도록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한 수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이 단순히 연인에 대한 혹은 다른 누군가에대한 사랑만이 아니라 그들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기도 했으며 그것이 결국 그들의 삶 자체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추측과 함께 나또한 나와 내 삶을 더 적극적으로 껴안고 사랑해야할것같다는 생각을 해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