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소설 '우리집 문제'는 

각기 다른 6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모음집이라는 점과 

부부 중심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전작인 '오 해피데이'와 큰 틀을 같이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신혼부부, 중년의 전업주부, 이혼 위기의 부모를 둔 고3소녀, UFO에 빠진 중년의 남성 등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의 고민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전작과 큰 차이를 보인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2개월차 신혼임에도 집에 들어가기 불편한 준이치

남편이 회사에서 한없이 무시당하는 존재임을 알게된 메구미 

부모님이 이혼을 고민중임을 알게 된 에리

MM성운의  카피 별 사람들과 교신을 하고 있다는 남편의 폭탄 선언을 듣게 된 미나코 

결혼 후 첫 명절에 일본의 중심 나고야와 일본의 북쪽 끝 삿포로를 오가야하는 도쿄의 신혼부부 사요와 고이치

마라톤에 푹 빠져버린 아내를 둔 야스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지만 때로는 무관심으로 때로는 지나친 배려로인해 

상대방의 마음은 알지 못한채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갑작스런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서로를 향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알게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6가족의 이야기들은 모두 사건의 해결없이 끝나고 있다 

작가가 책속에서 언급하였듯이 각 가정들이 떠안고 있는 문제들이 

정해진 답이 있는 것도 아니요 정해진 메뉴얼이 있는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각자의 인생이 그러하듯 수많은 가정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나간다 

에리의 이야기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이혼과 별거를 비롯한 여러가지 삶의 모습들이 

그저 각자의 선택의 결과이자 다양한 삶의 한 방식일 뿐 거기에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각각의 화자들이 사건을 통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사고'로 인식했던 일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모든 근심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역설적으로 풀자면 

결국 내가 마음을 바꾸면 그 일은 근심거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그러한 결말을 택한 것 역시 독자들에게 이러한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더불어  작가는 이 책에서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환경의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결혼과 이혼, 승진과 퇴직등과 같이 살아가면서 행하게되는 다양한 선택으로 인해 겪게되는 

불가피한 변화들에 대해 생각하게하고 그 변화들을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 보게끔 만들고 있다 

이것 역시 작가가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선택과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자하는 장치는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된다 

특히 작가가 보여주는 일본 가정들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비슷한 부분들이 많기에 

한국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깊은 공감과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나역시 명절이면 서울에서 남쪽 끝에 위치한 시댁과 오른쪽 해안에 위치한 친정을 오가느라 명절의 많은 시간을 

길에서 보내기에 사요와 고이치의 고민을 함께했고 

사토미와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를 둔 전업주부이자 '사교적이지 못하고 인간관계는 피곤한' 주부이기에 

그 공허함과 알 수없는 초조함에 깊이 공감했다 

거기에 작가가 이야기 중간중간 가볍게 툭툭 던지는 촌철 살인과 유머는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양념이자 작가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특유의 개성이기에 작품이 더욱 그 매력을 발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