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며 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저마다 고민이 있고 원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어 열심히 노력하지만 생각만큼 쉽게 그것이 얻어지지 않으니 지치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보면서 가끔 하게되는 생각이

과연 그들이 원하는 삶이 그들 스스로가 원하는 삶인가 궁금해질 때가 있었다

tv광고들은 더 나은 환경을 갖춘 큰집에서 살고 더 크고 튼튼한 차를 가지라하며

tv 프로그램들이나 서점에 쏟아져 나온 책들은

더 잘입고 잘 먹는법, 더 젊어보이고 완벽한 외모를 갖기위한 방법들을 선보이며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것처럼 우리를 세뇌시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매체들이 쏟아내고 있는 이야기들을 보며

우리 사회가 소비와 욕망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님에도 나 스스로 내가 원했던 것이라는 착각에 사들였던 물건은

만족감이나 행복이 아닌 자괴감에 빠지게하는 것을 몇번 경험한뒤로는 그런 생각이 더욱 굳어졌던것 같다

그런 나에게 '포기하는 용기'라는 책은

어렴풋이만 느끼고 있던 나의 생각을 더 명확하게 해줌과 동시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깊은 내면의 나를 제대로 만나게 해주었다

특히나 많은 자기계발서와 소위 멘토라는 사람들이 들려주었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이 말하는 방식으로 살지 못하는 내 모습에 '실패자' 혹은 '게으름' 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스스로에게 너무도 실망하고 아팠던 기억들이 이 책을 통해 치유되어 행복했다

세상이 내게 심어준 욕망을 내 자신의 욕망인 듯 착각한 채 그것을 위해 노력하다보니

열정이 부족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실패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데도

오히려 나 스스로를 자책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작가는 이 책속에서 많은 내담자들의 사례를 들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나 스스로도 감추고 있었던 진짜 내 모습을 찾고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잊고 있었던 내 상처를 발견하기도하고

나 스스로도 외면하고 싶을만큼 부끄러운 욕심덩어리의 내 모습을 발견하게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내 모습을 마주하는 용기를 통해서 비로소 내가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내담자들의 문제의 근원이 대부분 '부모'라는 점이었다

부모야 말로 '나'를 그대로 받아주지 못하는 대표적 존재라는 작가의 말에 너무도 공감하는 한편 

수없이 흔들리고 불안하며 의존적인 내가 두 아이를 오롯이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 두렵기까지 한 나에게 그 사실은 더 무겁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다행스럽게도 내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해답역시 들려주고 있다

그 방법들은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배워지는 것이지만 본문중의 한 부분으로 짧게 집약할 수 있을듯 하다

'이제라도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있게 만든 시나리오를 안다면 자신의 역할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시나리오는 아마도 개개인의 가족사가 될 것입니다 과거의 삶이 현재의 자기를 어떻게 조종하는가에 대한 깊은 자각의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반복되는 관계의 패턴을 끊어내는 것은 여러운 일입니다. 과거의 정서와 경험을 다시 방문해서 어떤 유년의 기억이 있었고, 어떤 신념을 갖게 했으며, 그 경험이 나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가족의 역동이 어떻게 분열적으로, 파편적으로 기능했는지 살펴 보아야 합니다' - 224p

결국 자각하지 못하면 똑같은 관계가 반복되겠지만 내가 아이와 관계맺는 방식을 정확히 알면 치유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그 지점에서 누수되고 있는 감정'을 잡아내고 해결하면 내가 부모로부터 받았던 잘못된 메시지를 또다시 내 아이에게 전하는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것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큰 위로가 된어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