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라면 모두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빨간 모자.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많은 패러디물이 나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이야기는 모르더라도 그 캐릭터 자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착하고 순수하며 숲속에 살고 있는 빨간 모자 아이. 그런데 이번에 만난 [빨간 모자의 여동생] 책의 주인공은 이 빨간 모자의 여동생 카를로타입니다.

 

표지에 있는 등장인물의 얼굴을 보니 모두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팔짱까지 끼고 있는 것 보니 누군가를 적대시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요. 그 착하고 순수하던 빨간 모자에게 이런 개구쟁이 같은 여동생이 있었다니? 도대체 어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낸 것일까 정말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여동생이라 하니 그런가보다 하지 표지의 그림만 보고서는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인지 구분도 안 가는 개구쟁이 모습으로만 보입니다.

 

책 뒤편의 간략한 소개를 보면 카를로타의 표정이 비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착하고 순수하던 빨간 모자는 어른이 되어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진 뒤 변해버렸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숲을 밀고 놀이공원을 세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걸 알게됐거든요. 숲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카를로타는 숲속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냅니다.

 

이 책에는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옵니다. 바로 숲과 관련 있는 동화의 주인공들이죠. 이들은 모두 카를로타와 함께 숲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합니다. 그 중에는 빨간 모자의 작가 샤를 페로도 있습니다. [빨간 모자의 여동생]에 숨어 있는 캐릭터 찾기도 깨알 같은 재미를 주죠. 어린이를 위한 건강한 패러디물 그림책 답습니다.

 

콧대가 잔뜩 높아진 어른이 된 빨간 모자는 더 이상 빨간 모자를 쓰지 않습니다. 오토바이를 타며 빨간 헬멧을 쓰고 썬그라스를 쓰고 다니죠. 함께 탄 할머니도 같은 모습으로 다닙니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동생 카를로타만 순수하게 다닐 뿐이죠.

 

아름다운 숲을 밀어버리고 빨간모자랜드를 세우려는 야심! 이야기를 몰래 엿들은 카를로타는 숲속 친구들과 숲을 지키기 위한 멋진 아이디어를 내지만... 이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하지만 카를로타의 진심이 통하여 아주 커다란 조력자가 나타나 아름다운 숲은 그 모습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게 돼죠.

 

아름다운 숲과 친구들을 무사히 지켜낸 카를로타의 표정이 아주 평온해 보입니다. 뒤에서 박수를 치며 함께 기뻐하는 다른 동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빨간 모자의 여동생]은 패러디물이기 때문에 원작인 빨간 모자를 읽고 글의 내용을 기억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른 동화의 여러 주인공들도 나오기 때문에 깨알 같은 재미를 물씬 느끼려면 다양한 종류의 동화책을 많이 읽어두는게 도움이 될 것 같구요.

 

기존에 알고 있던 캐릭터의 이미지를 확 바꾸어 새로이 탄생한 작품. 그림과 글 모두의 의미를 찾아가며 읽는 재미가 있는 [빨간 모자의 여동생].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