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가르친다는 것은 ’정보 전달’이다. 교사는 책에 있는 지식을 학생들에게 암기시키기 위해 이를 쉽게 풀어 이해시키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며 학생들이 그것을 온전히 지식화/체화시키도록 한다. 그리고 그것을 객관적인 수치로 산출하여 우수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으로 나누고야 만다.  그러나 엄밀히 따진다면 이것은 ’훈련’이지 ’교육’이 아니다. 한국 교육에 대해 답답한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거다. 그러나 정작 근본적이고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르치는 것은 무엇일까.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단순히 고객만족 차원의 자본주의적인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즉, 학생이 주체적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지식의 양의 확장이 아니라 인지능력과 세상을 보는 시각에 대한 확대이다. 

 흔히들 우리나라에서 ’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철밥통, 평생직장, 매년 똑같은 것만 가르치니 힘들 것 없다고 이야기한다. 교육에 대한 한심한 인식 수준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교육은 결국 책에 있는 걸 잘 씹어서 학생들에게 먹여주는데에 그치고 만다. 그리고 그들에게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는 그냥 매년 보는, 그런 피상적인 관계에 불과하다.
 
 교육의 내용이 동일하다고? 이에 대해 당연히 먼저 교사들이 분발해야 한다. 케케묵은 교과서(국정 교과서와 전국적인 동일 학업능력평가체제상 교과서 욕해봐야 답이 안나온다)에서 벗어나 현재의 살아숨쉬는 현상을 통해 같이 생각하고 같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육에 있어서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매년 바뀐다. 매년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한다는 것은 물론 교사의 잘못이다. 그러나 작년에 가르친 학생과 올해 가르친 학생, 내년에 가르칠 학생은 분명 다르다. 매년 똑같은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1년 1년이 남다르고 만나는 선생님들마다 새로운 것이다. 가르치는 자의 고민은 끝이 없다. 교육현장은 매년 바뀐다. 아니, 학교의 체계가 바뀌지 않을 뿐, 함께 고민할 학생들이 바뀌고 있고, 학생과 교사를 둘러싼 환경, 국내적/세계적 정세가 변화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교육은 '계몽'이 아니라 '협동'이다. 교사는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있지만 현재와 같은 사회에서 교사가 모든 면에서 학생들보다 우위에 있을 수는 없다. 젊은 세대 나름의 경험과 문화, 사고방식, 의식 구조 등은 관계 속에서 볼 때 상당히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것은 아마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이 책에 나온 교수들의 공통점은 학생과 함께 호흡하며 학생들의 성장을 진정으로 도우려 한다는 것이다. 학생의 성장을 점수향상으로만 보는 우리나라 교육세태에서 꼭 배워야할 점이 아닐까. 나의 성장을 위해 수업을 받고 공부를 하여 스스로의 성장 발판으로 삼는 주체적 교육이 되어야 하지만 과정과 결과가 전도되어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당장 눈앞의 조금의 손해때문에 큰 것을 놓치고 말고.. 이상향에는 동의하는 척하면서 항상 당장 눈앞에 작은 이득 때문에 한걸음을 내딛으려 하지 않는 현실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각계 석학들의 사례는 우리에게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