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내용은 사형수 정윤수와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인 듯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앓고 살아가는 문유정이라는 여자(현 직업이 교수이긴 한데, 교수라고 직업을 내밀기엔 너무나도 문유정의 특징과 맞지 않는 듯 하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큰오빠는 부장검사에 잘나가는 집안이라 남들이 보기엔 부러울 것 없는 환경에 있음에도 문유정은 항상 엇나가기만 한다. 그러나 문유정은 중학생 시절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지만 어머니는 그 일로 인해 한창 세도를 달리는 큰아버지 댁(권력)에서 멀어질까 두려워 이를 그저 쉬쉬하며 오히려 문유정을 탓하며 그 아픔을 묻어 버린 아픈 과거가 있다. 
 사형수 정윤수 역시 어렸을 적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동생과 견디기 힘든 생활을 하다가 아버지가 음독 자살한 후 동생을 데리고 험한 세상을 전전한다. 
 그저 세상의 눈으로 보면 밑바닥 인생을 살아온 정윤수와 부자집에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집안의 막내딸인 문유정은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보이지만 둘은 커다란 공통점이 있고 이를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며 '사랑'을 싹틔우기 시작한다.
 책이 주는 메세지는 그저 사형수와 상처입은 여인의 사랑 이상이었다.
 최근 고민하고 있는 주제가 마음의 상처라는 부분이다. 어렸을 때 받았던 상처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 안의 자아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떳떳해질 수도 없다..
 그런데 책에서 보여주는 모니카 수녀의 태도(끊임없는 믿음과 진실함)를 보면서.. 그리고 문유정이 정윤수 앞에서 보여주던 솔직한 모습(자신의 받은 상처를 이야기하며 정윤수의 슬픔도 공유하고자 하는)은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 
 서로가 갖고 있는 상처들을 안타까워 해주면서 정윤수와 문유정은 서로가 갖고 있던 상처들이 치유되어 간다...
 극의 절정은 정윤수의 사형이 결정되었다는 것을 통보받던 그 날, 문유정이 엄마를 찾아가 '용서한다'고 말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적인 여유로움도 모든 것을 포용하는 바다같은 마음도 아니지만 그는 정윤수로부터 받은 마음이 있었기에 엄마를 용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비록 완전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문유정을 뭐 보듯이 대하지만 상처를 끌어안던 문유정이 엄마를 보고 '용서한다'고 한 모습이 아마도 이 책의 저자가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 아닐까..
 정윤수는 비록 그대로 사형을 당하며 문유정과의 행복한 결말을 내리지는 않지만, 또 극의 마지막에는 모니카 고모마저도 세상을 떠나지만 마음 속 아물지 않은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두 사람이 있어 문유정은 앞으로 다시 나아갈 희망을 찾게 된 것이다.
 유행가 가사든, 드라마든 '사랑'이 범람하며 싸구려 감정으로 치부되지만 역시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위대한 힘을 가진 것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