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이란 책 제목만 처음 봤을 때는 약간은 무거운 사회적 문제를 풀어낸 책인 줄 알았다. (고령화라든지 낮아지는 정년으로 인한 제2의 인생과 같은 그런...). 그런면에서 책 표지가 왜 이리 몽상적일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책을 펴고 몇장 읽어보자마자 이건 그런 내용이 아니라 SF 소설이라는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스포일러 들어 있음>

 ’75세 생일에 나는 2가지 일을 했다. 아내의 무덤에 들렀고, 군에 입대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의 주인공 페리는 아내가 죽고나서 군 입대를 결정한다. 75세에 무슨 군대?라고 생각하겠지만 작품의 배경에서는 CDF(우주개척방위군)이라는 집단에 나이 75세가 되어서도 입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이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CDF에 입대한 후 이들은 케이블을 통해 우주로 나아가고 신병으로 입대하는 과정에서 의식을 이식한 새로운 육체로 다시 태어난다(의식을 복사하여 새 몸에 옮기니 남이 보기에는 결국 몸만 바뀌어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듯하지만 본체의 자신은 결국은 죽는거니까 그걸 개인의 입장에서 새롭게 태어난다고 볼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새로운 푸른색 육체를 받은 이들은 머리 속에 이식된 ’뇌도우미’를 통해 방대한 양의 정보저장, 습득, 처리 등을 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전용무기도 지급받는다. 푸른색 육체는 단지 젊을 뿐만 아니라 유전공학적으로 보통의 육체보다 뛰어난(물속에서 5분이상 견디며 출혈이 생겨도 피가 저절로 지혈하고 산소공급을 최적화하여 생존시간을 늘리는 뭐 그런) ’전투용’이다(뒷면에 있는 그 녹색인). 결국 입대자를 할머니, 할아버지로만 받아들이는 이유는 70년간의 경험을 최고의 성능(?)을 지닌 육체와 결합시키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새로 받은 육체에 대한 적응기간과 훈련을 거쳐 실전에 배치되고 그 다음부터는 다른 SF물과 마찬가지로 행성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종족들과 전쟁을 치루는 내용이다. 

 언뜻보면 스타쉽 트루퍼스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를 데려다가 새로운 육체를 준다는 독특한 설정과 각양각색의 종족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좀 차별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말그대로 ’킬링타임용’ 소설로서 은하영웅전설과 같이 무언가 ’생각할거리’를 기대했다면 그냥 접는게 좋을 것이다. 플롯도 단순하여 죽은 아내인 캐시의 유전정보를 포함한 제인을 만나게 되는 것 정도가 핵심 줄거리이며 나머진 특별한 게 없다;;(그냥 지루하고 적적해서 읽겠다면 꽤나 괜찮은 책일 수도 있겠다.)

 그러고보면 은하영웅전설을 본 이후 SF물을 볼때마다 그와 같은 SF를 기대하게 된 것이.. 눈만 올라간 것 같다..ㅠㅠ 왜 은하영웅전설같은 소설은 왜 안나오는건지.. 그냥 은하영웅전설이나 재발매했으면 좋겠다..(결론이 어째..-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