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책을 소개하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이 책에 대해 알게 된 후 이제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오래된 미래>라는  제목은 조금 역설적이다. '오래된'이라는 형용사와 '미래'라는 명사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서 책 속의 라다크 사람들의 삶이 산업화로 병든 우리 현대인들이 지향할 미래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세계화 또는 현대화, 산업화 등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어떤 흐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1975년부터 16년 동안 라다크 지역에 거주하면서 저자는 라다크 지역의 삶이 현대화를 통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준다.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쌓아온 라다크 사람들의 지혜로운 삶과 문화가 현대화를 통해 파괴되는 과정을 보면서 세계화라는 이름이 어쩌면 소수 기득권층을 위한 수단일수 있다는데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귀금속이나 소금을 사기 위해 화폐를 지출하는 것 말고는 자급자족을 통해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하던 라다크 사람들을 세계화에 편입시킴으로써, 다국적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이로 인해 라다크 사람들은 서구화에 대한 왜곡된 환상을 품으면서 탐욕스럽게 변해간다. 세계화라는 거대한 피라미드의 하부에 편입되면서 라다크인들에게도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라다크인들은 자랑스러운 자신들의 문화와 삶의 방식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도시화를 통해 인구는 증가하고 환경은 파괴되며 여성과 노인, 어린이들의 지위는 낮아진다.

 

문화의 다양성을 말살하고 획일성을 주장하는 세계화에서 전통적인 가치와 삶을 지키기 위해서 저자는 지역단위의 소규모 공동체의 역할과 각 지역에 맞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산업화와 기술의 발달로 편리함을 얻었지만 그 대가로 우리가 잃은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