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없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그 자체로 재미있고 독특한 구성으로 읽는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독특한 제목에 끌려서 그리고 온라인 상에서 많은 이들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에 읽게 되었지만 남미 작가의 작품은 절대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다는 믿음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소설은 1950년대 페루의 이키토스라는 아마존 유역의 무더운 도시로 전근을 간 판탈레온 판토하 육군 대위가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되면서 겪는 3년여 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판탈레온이 맡게 된 새 임무란 아마존 유역에서 성욕을 억제 못하는 군인들에 의한 부녀자강간사건이 끊이지 않자 창녀들로 구성된 특별봉사대를 조직하고 군인들에게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판탈레온이라는 인물이 이런 임무를 맡기에는 너무 진지한 인물이라는 점에 있다. 요리나 봉제와 같은 임무를 부여받으면 임무에 너무 몰입해서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는게 판탈레온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창녀들로 구성된 특별봉사대를 운영하는 임무를 맡자 남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미스 브라질'에게 빠져들고 아내와 딸을 떠나보내는 과오를 저지른다. 어쨌든 그는 군에 특별봉사대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고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서 군인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군 내, 외부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군 내부에서는 군종장교들을 비롯한 세력들이 특별봉사대가 윤리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하고, 외부에서는 지역언론들과 주민들의 불만과  비난이 쏟아진다. 결국, 판탈레온이 아끼던 특별봉사대의 일원인 '미스 브라질'이 살해되는 사건을 계기로 특별봉사대는 해체를 하고 판탈레온은 오지로 전근을 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소설에서 사람들의 모순된 태도와 가식을 통해 조직내부의 권력으로 인한 폭력성과 이로 인한 희생과 풍자를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도시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처음에는 군인들에 의한 성범죄가 늘어난 것에 불만 삼지만, 특별봉사대의 활약으로 그런 사건들이 점차 줄어들자 특별봉사대가 민간인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민원으로 제기하고 결국 특별봉사대를 태운 배를 습격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또 군내부에서도 대표적으로 특별봉사대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벨트란 신부나 스카비노 장군의 경우 책의 말미에서 창녀와 놀아나는, 즉, 특별봉사대에 대한 평소와는 모순된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이 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특별봉사대 이외에도 소설 속에서 이야기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는 신흥종교 프란시스코 형제의 '방주교' 와 같은 경우에도 인간의 잘못된 믿음과 집단적인 광기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아무 설명없이-정신없이- 전환되는 인물들 간의 대화나 보고서 형식이나 또는 편지형식 등의 구성 방식이 신선하다고 느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