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든 수필이든 문학을 읽을 때마다 글을 통해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유용주 시인의 산문집을 읽으면 작가가 치열하다 못해 얼마나 처절한 삶을 살아왔나 알 수 있다. 이 책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게 10년 전이니 책 속에 등장하는 작가의 지인들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을테고 이 세상이 아닌 분들도 있을테다.

 

47페이지까지는 짧은 산문들을 모아놓았다. 대부분은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인간사에서 느끼는 회의감으로 쓰였다는 게 느껴진다. 짧은 산문들 이후 등장하는 표제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는 작가의 치열했던 삶을 파노라마 처럼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작가가 누나와 형들과 같은 자신의 가족들을 소재로 해서 쓴 산문들을 통해 '이렇게 고단한 삶을 산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얼마나 편하고 평탄하게 살아왔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문구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읽자니 얼마 전에 읽은 <문학의 전설을 마주하다>라는 가상 인터뷰집이 떠오른다. 유용주 시인이 이문구 작가와의 가상인터뷰를 썼는데 가상이지만 가상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게 아무래도 이 책에 그대로 나타나 있지 않나 생각된다. 이외에도 한창훈 작가 등과의 에피소드라든가 박남준 시인에 대한 글 등이 기억에 남는데, 다소 과장되면서도 통속적인 표현들, 구수한 사투리로 인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책의 끝부분에 실린 이문구 작가의 문하생이었다는 안학수 작가의 발문 역시 꽤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