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참 배울 게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과 어긋난 일이면 절대 하지 않았고, 눈 앞의 재물이나 이익을 좇지도 않았다. 스콧 니어링에 관한 일화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 그가 젊어서 큰 부자가 될 기회가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어느 큰 부자가 그를 마음에 들어해서 그에게 많은 돈을 유산으로 남겨주려했는데 거절했다. 또 한 번은 세계 1차대전 후 독일의 재건을 위해 발행한 공채에 투자를 했고 이게 수 백배 올라서 많은 돈을 벌 기회가 되지만 그는 그 공채증서를 당장 벽난로에 넣고 태워버린다. 독일 국민들이 피땀흘려 고생을 한 대가를 자신이 그냥 누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기억에 남는 점은 그가 경제학 부교수로 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 항상 부의 재분배 문제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국이 젊은 이들을 전쟁터에 내보내려하자 그는 반전운동을 펼친다. 이런 점들로 그는 미국 정부에서 찍힌 요주의 인물이 되고, 대학에서도 쫓겨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21살 연하의 헬렌과 재혼한 후,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한다. 직접 나무들로 집을 짓고 작물들을 재배하고 이웃들과 교환하는 등. 시장이라는 메커니즘이 없이도, 자연을 훼손하지도 않고 그렇게 삶을 꾸려나간다. 요즘 사람들도 도시에서 살다가 귀농을 하는데 이런 점에서 니어링 부부가 귀농생활의 선구자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100세가 되던 해 -100세가 되어도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일텐데, 더 이상 사는 게 자연의 법칙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했는지- 스스로 끼니를 거르고 굶어죽는다.

 

스콧 니어링이란 인물은 사실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고, 뭔가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긴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신념대로, 현실의 불의에 맞서서 싸울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존경하고 싶은 분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꿈도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쩌면 물질의 지배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한 분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