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은 1992년 발표된 미국영화이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이고 Brad Pitt, Craig Sheffer, Tom Skerritt 등이 주연이다. 1993년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우리 가곡 <내 맘의 강물>이 떠오른다.

영화를 보고나니 풍광이 아름다운 몬타나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니 몬타나는 록키 산맥의 미국 쪽 지역이다.

 

어떤 이는 캐나디언 로키가 아메리칸 록키보다 더 볼 만하다고 하지만(그래서 그곳에는 주마간산하듯이 가 보았지만)

아메리칸 록키도 같은 빙하시대의 영향으로 생성된 자연을 지니고 있을 것이므로 한 번 보기 전에는 함부로 평할 처지가 아니다. 더구나 몬타나 주에 가면 Yellowstone 공원을 볼 수 있으니 여간 솔깃한 맘이 드는 게 아니다.

영화는 Norman Maclean이 쓴 같은 제목의 자서전 소설을 기본으로 한다.

 

1920년대 몬태나 미줄러 시에서 목사인 아버지(Tom Skerritt) 훈육 하에서 자란 두 형제 Norman(Craig Sheffer)과 Paul (Brad Pitt)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줄거리로 한다. 어려서 그들은 오전에는 학과 수업과 종교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근처 블랙풋 강에서 제물낚시(fly fishing)를 하며 지냈다.

노만은 자라서 동부에 있는 Dartmouth대학에 6년 동안 유학한 후 돌아온다. 동생 폴은 고향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영화는 노만이 고향에 돌아와 동생 폴과 지낸 여름이 주 무대이다.

 

노만은 신중하고 글쓰기로 마음을 다스린데 비해 폴은 반항성향의 성격으로 도박과 술에 빠져든다. 영화는 노만의 관점에서 회상하는 방식으로 두 형제가 얽히고 때로는 충돌하면서 지내는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상당부분은 몬타나 강에서 연어 제물낚시를 즐겨하는 남자들에 관한, 그들이 자라면서 낚시를 통한 그들의 공유 경험에 관한 것이다.

 

영화의 한 가지 약점을 짚어본다면, 동생 폴이 왜 그렇게 되어 끝내 무참한

죽음으로 생을 마치게 되었는지에 그 원인에 대해 적절한 설명이 없다.

노만의 해설로 진행하는 것에서도 들을 수 없다.

 

굳이 내가 짐작하건대, 그 이유는 ‘둘째의 설움’이라고 본다. 그의 형은 멀리 동부에 유학을 가서 엄격한 아버지의 슬하를 벗어나 있었으므로 어느 정도 자유를 누렸을 것이다.

그에 비해 폴은 혈기 방창한 시기에 계속 고향에 머물러 엄격한 아버지의 영향권에 갇혀 지냈고 형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한, 제대로 공부할 기회를 얻지 못함이 쌓여 울분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그것이 그를 알콜 중독자가 되게 하고, 도박에 탐닉하게 된 원인이 아니었을까?

 

사실 영화 내에서 본다면 동생이 더 자유분방한 사람이었으므로 타관에 나가 사는 것으로 설정함이 더 자연스러운 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노만은 신중하고 현실적인 사람이었기에 그대로 아버지 밑에서 지냈다 해도 이상하게 생각할 인물이 아니다.

아버지(멕클린)는 제물낚시를 거의 종교 체험 행위와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레드포드는 그들이 제물낚시를 통해, 정화 체험을, 삶에서 신의 은총을 받는 영적 기쁨을, 느끼는 것으로 묘사한다.

 

노만과 폴이 한 말에서 낚시가 그들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In our family there was no clear line between religion and fly fishing,"

“Neal, in Montana there's three things we're never late for: church, work and fishing.”

영화 끝 무렵에 그들의 아버지는 설교를 멋진 말로 마무리하고 있다.

“Each one of here today will at one time in our lives look upon a loved one who is in need and ask the same question: We are willing help, Lord, but what, if anything, is needed?

For it is true we can seldom help those closest to us. Either we don't know what part of ourselves to give or, more often than not, the part we have to give is not wanted. And so it those we live with and should know who elude us.

But we can still love them - we can love completely without complete understanding.”

레드포드가 해설(내레이션)도 맡아 침착하게 진행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뉴욕타임스의 Caryn James는 그가 이 영화를 감독함으로써 마침내 the Sundance Kid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마지막에 나이든 노만의 회상을 해설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 중에 영화 제목으로 채용된 표현이 들어 있다.

믿기 힘든 내 영어 실력이지만 감히 우리말로 옮겨본다.

“서부 몬타나의 많은 제물낚시꾼들과 한가지로 나는 저녁에 시원해 질 때까지 낚시를 시작하지 않는다. 서부 몬타나의 여름 낮은 거의 북극이나 마찬가지로 길기 때문이다.

 

서늘한 저녁이 되면 협곡의 어스름 속에서 모든 존재가 내 영혼과 추억들과 블랙풋 강의 소리들과 네 박자 흐름과 물고기가 올라오기를 희망함과 함께 서서히 희미해진다. 마침내 일체는 어둠에 묻힌다.

그리고 그 어둠을 관통하여 강물이 흘러 간다.

 

강은 대홍수로 인해 생겼다. 그리고 태초부터 존재한 바위들 위로 흐른다. 어떤 바위들 위에는 빗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진다. 바위들 밑에는 말들이 있다. 어떤 말들은 그 바위들의 말이다. 강물은 내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Older Norman: [narrating] Like many fly fishermen in western Montana where the summer days are almost Arctic in length, I often do not start fishing until the cool of the evening.

Then in the Arctic half-light of the canyon, all existence fades to a being with my soul and memories and the sounds of the Big Blackfoot River and a four-count rhythm and the hope that a fish will rise. Eventually, all things merge into one, and a river runs through it.

The river was cut by the world's great flood and runs over rocks from the basement of time. On some of those rocks are timeless raindrops. Under the rocks are the words, and some of the words are theirs. I am haunted by waters.>

※ great flood란 마지막 빙하기 말인 15000~13000년 전 수십 차례 발생했던 Missoula 대홍수(The Missoula Floods)를 말할 것이다. 이 대홍수는 빙하가 ice dam 형태로 쌓여 있다가 파열하면서 일으켰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아버지의 지도를 받아 마침내 fly fisherman의 경지에 이른 폴과 그의 형이 연어를 낚던 그 강가에는 수많은 삶과 죽음, 물고기와 인간의 겨룸, 사랑과 오해, 빛과 어둠 그리고 추억과 현실이 갈마들었을 것이다. 강물은 그 곁을 용용하게 흘러간다.

레드포드는 신이 창조한 공간, 몬태나주의 장엄한 자연을 보여준다.

Clark Fork 강과 Blackfoot 강이 그 사이를 누비며 유장하게 흐른다.

 

영화가 펼쳐 보이는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나는 우리 가곡 내 맘의 강물 가사 ‘수많은 날은 떠나갔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그날 그때 지금은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를 생각했다.

마지막에 나오는 레드포드의 내레이션은 이 노래를 부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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