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天)의 직업: 스튜어디스의 땀방울 진 행복한 비행!

요즘 여대생들에게 있어 직업 갖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말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런 와중에 주위엔 한 두 명씩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잘 다니던 기존 대학을 나와 다시 항공전문학교로 들어갔다.

여행을 가거나 TV를 시청 할 때 나오는 스튜어디스의 아름다운 미소와 그들의 숙련된 서비스에 항상 매료되었다. 어떻게 하면 저들처럼 멋진 여성이 될 수 있을까. 언제어디서나 밝은 표정을 잃지 않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들에게 반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그 동경이 실행으로 옮겨져 나도 외국 항공사에 서류를 넣어본 적 있었다.

저자 이향정 씨는 대한항공에서 18년동안 근무하면서 익힌 여러 가지 노하우와 경험들을 책에 낱낱이 털어놓는다. 현재 그녀는 교수가 되었지만 여전히 서비스업에 관련한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책 중간 중간에 실린 여러 비행기 내부 사진들과 그녀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녀의 체험들이 생생하게 전해 온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 책은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어울리는 것 같다. 아니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꿈같은 비상을 선사해준다고나 할까. 책은 총 2부로 짜여져 있다. 스튜어디스가 되기 위한 조건, 면접 유형, 회사 체제, 비행 서비스, 스튜어디스 스타일 등이 1부로 구성되어 있다. 2부에선 그녀만의 제2 막 인생에 대한 노력의 기록이 펼쳐진다.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체험기를 녹화한 체험 다큐 스페셜을 예전에 시청한 적이 있다. 거기서보는 스튜어디스는 결코 우아한 것이 아니었다. 마치 물살을 가르는 백조의 수면 밑 발을 보는 느낌이랄까.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수천만 번의 발놀림을 멈추지 않는 그들의 생활을 보고 있으면 그 고고함은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피력하는 듯 하다.

KISS ME를 연발하며 후배 승무원을 괴롭히는 손님에 대한 대처, 동체의 바퀴가 나오지 않아 랜딩 하지 못해 위기일발이었을 때의 대처, 기내에 30분 전에 미리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설사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손 치더라도) 손님 입장 땐 우아한 미소를 띄우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어느덧 스튜어디스의 삶도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어느 것이나 쉬운 일이 있으랴. 그들은 지상이 아닌 하늘에 떠서 존재하는 간호사와 같은 직종이다. 육체적 스트레스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그들은 항상 위장병과 각종 질환에 시달린다고 한다. 하지만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자신의 몸을 혹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손님 앞에서는 내색 한 번 하지 않는다.

그들의 땀방울이 있기에 우리의 기항길은 항상 행복한 것이 아닐까.

난 2부 이야기에 주목해서 보았다. 이향정 씨가 한창 박사과정과 스튜어디스라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을 때 이야기였다. 그녀는 힘들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할 수 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내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기쁘게 그 길을 갈 것이다. 언젠가 지금의 고난과 역경이 분명 빛을 발하고 또 다른 힘을 줄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를 넘어섰기 때문에 새로운 인생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p186)

그녀의 활기찬 일상들을 보고 있으면 나 또한 힘이 나는 것 같다. 스튜어디스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인생의 2막을 향해 거침없는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선 항상 햇빛보다도 강렬한 섬광이 서리는 듯하다. 누구나 인생의 가치관은 다양하고 생각 또한 다르겠지만 그 이상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은 한결같다.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이번 책은 꿈을 실은 이상향이 행복한 비상을 품고 멀리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유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