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라는 것이 참 오묘한 것 같다. 올해부터 야구를 보는 신출내기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중계방송을 보면 볼수록 야구만큼 재미있는 스포츠도 드문 것 같다. 다양한 루트로 점수를 낼 수 있기도 하고, 물론 다른 스포츠도 다양한 방법으로 점수를 내겠지만 야구는 좀 더 특이하다. 세상은 많은 사람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간다. 김성근 감독님은 야구와 인생에 대해 채움과 비움의 반복이라고 했다.(108p) 야구를 보면 홈플레이트를 밟기 위해 공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공격이든 수비든 마찬가지다. 일구이무(一球二無)! 공 하나에도 ‘다시’란 없기에 최선의 공을 던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와 삶에 대한 지침이기도 하다.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를 두고 이기는 야구라고 말한다. 그러나 책에서 김성근 감독님은 그에 대한 편견을 해명이라도 하듯, 자신의 야구는 지지 않는 야구라고 말한다. 이기는 야구와 지지 않는 야구의 차이점은 뭘까? 이기는 야구는 승수를 따지지만 지지 않는 야구는 패수를 따진다.(235p)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지만, 책을 읽어보면 해답이 보인다. 이해가 갈 것이다.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의도하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그 시선의 끝이 어떠하든, 받는 처지에서는 커다란 상처로 다가올 때도 있다. 그러나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 이미 본인들 마음속에 상대에 대한 확고한 이미지를 갖춰 놓은 상태에서 어떠한 해명의 단어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거기다 우리나라는 학연, 지연, 핏줄이라는 것을 유독 중요시하며 강한 유대감을 갖게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타적인 느낌의 사람에게는 더더욱 경쟁심이 들지도 모르겠다.

야구의 신,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님은 재일교포 출신이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그의 기사에 쪽바리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에 대한 이미지는 외골수에, 싸움꾼에, 말 많은 노인네라는 것이 퍼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소한 말 한마디를 흘리듯 농담 삼아 이야기하면 대대적으로 확대 재생산해서 기사화하는 것이 김성근 감독님의  말이다. 그래서 더 욕먹기도 한다. 언론이  만들어 낸 이미지라고 부정하지도 못하겠다. 그만큼 언론은 쪽바리라는 댓글을 끊임없이 생산하는 주된 계기를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고착된 이미지라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그에 수반된 편견과 아집 어린 시선들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조금 다른 시각으로 자신의 시야를 넓혀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김성근 감독님에 대해 알지 못하건 알건 삶을 살아갔고, 살아가는 이야기인 만큼 가치는 있다.
현재는 야구도 비즈니스인 만큼 그 내막을 몇몇만 알아도, 그 속에서 2연속 우승을 이뤄낸 김성근 감독님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굴곡 많고 치열했던 그의 삶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해보며 작은 일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에 대한 대가가 미미하더라도 열정과 꿈만큼은 버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